[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롯데케미칼의 새 수장인 임병연 대표이사 사장이 새해부터 현장을 방문하며 본격 업무를 시작했다. 김교현 신임 롯데그룹 화학BU장과 임 사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길이 제한되고 석유화학 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프로젝트의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7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임 사장은 이날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하며 현장경영을 이어갔다. 임 사장은 롯데미래전략센터장,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LC타이탄과 삼성 화학계열사 인수 등 롯데 화학 산업의 판을 짠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임 사장은 취임 첫 일정으로 지난 3일 여수공장을 방문했으며, 오는 9일엔 대전연구소를 찾을 예정이다.
김 화학BU장은 올해부터 롯데의 화학산업을 총괄하며 롯데케미칼과 롯데첨단소재·롯데정밀화학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를 만드는 계열사와 시너지를 모색하고, 굵직한 해외사업을 추진하며 그동안 쌓은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 화학BU장은 2014년 LC타이탄의 대표를 맡으며 실적 개선과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바 있다. 임 사장은 김 BU장과 호흡을 맞춰 롯데케미칼의 성장전략을 추진한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사진/롯데케미칼
다만 롯데케미칼은 업황이 둔화된 상황에서 30억달러를 투입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분해설비(ECC) 가동을 시작하게 됐다. ECC 프로젝트는 셰일가스를 원료로 사용해 원유 기반의 나프타분해설비(NCC)로 에틸렌을 만들 때보다 원가 경쟁력이 큰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투자 확정 이후인 2016년 2월 국제유가(WTI 기준)가 배럴당 26달러까지 폭락하며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후 국제유가는 지난해 10월 초까지 상승을 거듭했으나 연말 다시 급락해 45~5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업 다각화보다는 정통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해 원료 다변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업황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롯데케미칼은 유가가 40달러 이상이라면 ECC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유가와 대내외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올라도 천연가스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오르기 때문에 원유 기반의 설비와 비교해 원가 우위가 있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50% 줄어든 3568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1~3분기에 각각 5000~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에 비해 저조한 실적이다. 이런 상황에 대규모 설비는 속속 완공되고 있다. 올 하반기엔 3700억원을 투자한 울산 메타자일렌(MeX) 공장과 여수 폴리카보네이트(PC) 공장 증설 완료된다. 지난해 말 기공식을 연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의 대규모 유화단지에서는 2023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M&A 전문가들로 수장이 꾸려지면서 LC타이탄 인수, 삼성과의 빅딜 처럼 롯데가 또 대규모 M&A에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인도 국영 화학회사를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는 2023년까지 화학·건설 부분에 2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