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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2018 사회책임 7대 Bad News
2018-12-24 08:00:00 2018-12-24 08:00:00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대표 김영호)는 2018년 한 해 동안 한국사회가 보다 책임성 높은 사회로 진일보하는 데 기여한 사건과 이에 역행하는 사건을 모아 ‘올해의 7대 뉴스’로 선정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중심으로 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집행위원회(위원장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가 집담회를 통해서 ‘7대 Good News’와 ‘7대 Bad News’를 선별했다. 다사다난한 2018 무술년 한 해를 짚어보고 좋은 뉴스들이 가득한 내년을 바라본다.
 
① 사상 초유의 폭염
올 여름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여름은 평년보다 8일 일찍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1.5일로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했으며, 강원 홍천의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돌파하는 등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올 여름 폭염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었다. 여름 북극 지역의 기온이 30도를 넘었고, 일본에서는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만 130명을 넘어섰다. 포스텍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이상 고온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른 무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2∼3배 높아졌다. 도쿄대와 일본 기상청 공동연구진은 최근 이런 더위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여름철 폭염을 넘어선 봄철 폭염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8월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서 전남 신안군 지도읍 당촌마을 일대 벼가 죽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② 위험의 외주화
올해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안전하지 못했다. 지난 11일 화력발전소에서 하청 노동자로 일하던 24살 청년 김용균씨가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고 청소하는 일을 담당했다. 가능한 빨리 그리고 또 많은 양의 석탄을 날라야 더 많은 전기를 만들 수 있었기에 움직이는 벨트에서 위험한 작업을 해야만 했다. 김 씨가 숨진 그날도 바로 옆 벨트는 계속 돌아갔다. CJ 대한통운에서는 3개월만에 2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8월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대학생은 감전사고로 인해 사망했고, 지난 10월, CJ 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상·하차 작업을 하던 30대 협력업체 직원이 대형 트레일러에 치여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 매년 되풀이 되는 이러한 사고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죽음의 외주화를 끝내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③ 오송역 단전 사고 및 KTX 강릉선 탈선사고
연이은 철도 사고로 국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지난달 20일 진주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414편 열차가 단전으로 인해 오송역에서 멈춰섰다. 이후 오송역을 지나는 상행선 열차편은 모두 지연됐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열차 운행시간이 최장 8시간까지 걸리는 등 대혼잡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여파로 수많은 승객이 3시간 가량 사고 열차에 갇혔고 열차 지연으로 인해 승객 수만 명이 고통을 겪었다. 정부는 사고 이후 철도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안전 재정비를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일 다시 강릉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KTX 806호가 남강릉분기점 인근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 사고로 승객 15명과 코레일 직원 1명 등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철저한 철도안전대책이 마련돼야 할 때다.
 
④ 오너·재벌 갑질 논란
올해도 재벌가의 갑질은 여전했다.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회의 도중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폭언을 하고 물을 뿌리는 등의 갑질행위를 한 것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이후 또 다시 드러난 한진 일가의 갑질에 여론은 분노했다. 이를 계기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의 상습적인 폭언 및 폭행 등 다른 갑질까지 폭로했고, 이후 한진 일가의 횡령, 배임, 밀수 의혹들까지 일파만파 커져만 갔다. 지난 10월에는 국내 웹하드 업계 대부로 알려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상습적인 폭행과 엽기행각이 드러나 사회가 더욱 들끓었다. 회사 사무실에서 직원을 폭행하고 술을 강요한 뒤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하거나 살아있는 닭을 활로 쏘고 일본도로 죽이는 등 충격적인 행각에 국민들은 경악했다. 
 
⑤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은 올 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 지난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지배력 관련 회계처리 변경을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 내렸다. 분식 규모는 4조5000억원 정도로 규정했다. 이에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과징금 80억원, 재무제표 재작성 시정요구, 감사인 지정 3년,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 해임권고 등의 처분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일 이에 반발해 중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금융위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법적공방이 시작된 것이다. 자본주의 근간을 흔드는 국내 최대·최악의 분식회계 혐의에도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유지’를 결정하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회계 불투명성을 종식시키기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가 요구된다. 
 
⑥ 사립 유치원 비리
사립 유치원 비리가 온 국민의 분노를 샀다. 지난 10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감에서 ‘17개 시·도교육청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사립 유치원의 비리 실태가 드러났다. 국감 후 교육청은 2013~2017년의 유치원 감사 결과를 공개 했고, 1800여개의 사립유치원에서 약 6000여건의 비리가 적발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유치원 감사 결과의 핵심은 사립유치원의 회계 비리다. 일부 유치원 원장 및 관계자들은 유치원 운영비를 백화점, 노래방, 술집 등에서 사용했다. 자신의 의료비를 유치원 회계에서 부담한 원장도 있었고 유치원 물품 구입, 공사비 등의 명목으로 유치원 교육비 계좌에서 설립비 계좌로 수천여만원의 돈을 빼돌린 원장도 있었다. 아이들 안전과 직결되는 급식에 있어서도 비리가 심각해 유치원에 식자재를 납품할 자격이 없는 업체와 거래한 유치원도 있었다. 
 
⑦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의 채용비리 의혹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채용비리라 불리는 강원랜드 사태는 2012~2013년에 합격한 518명 전원이 청탁 대상자로 드러나 세상에 충격을 안겼다. 전·현직 국회의원부터 시·도의원, 기업 간부들까지 청탁자만 120명이었다. 대다수의 지원자들은 채용에 있어 들러리인 셈이었다. 2017년 10월부터 기획재정부 등 18개 관계 부처 합동으로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한 전방위 조사를 벌인 결과 1190개 기관 중 946개 기관, 4788건이 넘는 채용부정 사례가 적발됐다. 채용부정 사례는 인사청탁부터 점수조작까지 다양했다. 계약직원을 뽑을 때 채용 공고조차 하지 않고 내부 직원들에게만 채용 사실을 알리거나 최종 합격한 지원자를 합격 취소시킨 뒤 친인척을 채용한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금융기관들도 채용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안치용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집행위원장·정리 이소록 KSRN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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