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제로페이…연착륙할까
중기부·서울시 사활 걸었지만 현장은 여전히 물음표…시범지역 사용 불가·앱 오류 등 문제점도
2018-12-20 16:26:04 2018-12-20 16:26:04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20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제로페이는 서울시가 전면 도입을 예고한 내년 3월까지 험난한 여정을 앞두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가 소상공인의 신용카드 결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 상반기부터 제도 도입에 사활을 걸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제로페이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에 발표한 소득공제 40% 혜택 외에 여신기능 등 소비자를 끌어들일 인센티브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지만 신용카드를 대체할 만한 유인이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로페이 이용확산 결의대회'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판매자이자 소비자로서 제로페이 확산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보다 많은 소비자가 혜택을 보도록 소득공제 40% 혜택 외에 온누리상품권, 지역상품권과 연계한 포인트제도 도입, 외상결제 기능 등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라며 "전국의 소상공인에게 서비스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제로페이는 가맹점에 비치된 제로페이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해 결제하면 내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 시스템이다. 이날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터미널 지하쇼핑센터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 상점을 비롯해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BHC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프랜차이즈 직영점이 우선 참여하며, 가맹점은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제로페이 이용확산 결의대회에서 인사말씀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다만 정부가 연내 시범서비스를 공언하며 급하게 일정을 추진하다보니 준비 부족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날부터 제로페이 사용이 가능하다는 프랜차이즈 직영점 일부는 여전히 제로페이 QR코드를 비치하지 않았다. 영등포역사 내 롯데리아 직영점 직원은 "오늘부터 (제로페이) 사용이 가능한 것은 맞다"며 "물류차량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거기에 QR코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 역시 가입률이 90%에 이른다는 게 상인회 설명이지만 실제론 상가에서 제로페이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영등포역 쇼핑센터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상인회 차원에서 가입을 독려했지만 어떻게 될지 몰라 가입하지 않았다"며 "시범서비스를 한다고 하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 제대로 알려준 적이 없다.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인 '토스'는 몇 초만에 이체되는데 추가로 제로페이를 사용할 소비자가 많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다른 상인은 "며칠 전에 관계자가 와서 휴대폰에 가맹점용 앱을 깔아줬는데 오늘 해보니 삭제 후 새로 설치해야 한다. 사용법도 알려주지 않았다"며 "도움이 되니 가입하라고 해서 일단 했지만 기존에 결제수단을 대체할 만큼 보급되려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기부와 서울시가 사용 가능하다고 발표한 10개 은행과 4개 간편결제 사업자 앱 가운데 일부는 오류가 나거나 QR코드 인식이 안되는 문제도 있었다. 국민은행의 '리브'는 제로페이 메뉴가 있지만 인식하지 못했고, 하나금융그룹의 '하나멤버스-하나머니고'는 해당 메뉴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행별 앱은 은행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중기부는 시범서비스 기간에 파악된 문제점을 보완해 정식 서비스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사용법을 알리는 데에 제약이 있었지만 이날부터 시범서비스를 활용해 홍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박원순 시장은 "시범서비스 시작으로 QR코드가 대부분 배포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믿는다"며 "단계별 추진과 보완을 통해 더 많은 가맹점이 참여하고 소비자가 편리한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로페이가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결제수단이 될 수 있을지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페이코, 네이버페이, 머니트리, 하나멤버스 등 간편결제 사업자와 18개 시중은행 등이 운영하는 기존 간편결제 앱에 제로페이가 탑재되긴 했지만, 오프라인 간편결제 가운데 가장 활성화된 카카오페이가 제로페이에 불참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제로페이 QR코드를 비치한 영등포역 쇼핑센터 내 카페 운영 상인은 "영세 가맹점 입장에서 연매출 5억원 미만에 적용되는 0.8% 수수료라도 없어지면 도움이 된다"면서도 "포스와 연동이 안돼 일일이 고객 휴대폰에 가격을 찍어주고 확인해야 하는 점이 번거로워 사용자가 많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인순 민주당 최고의원, 박홍근 민주당 을지로위원장, 민주당 이학영 의원 등이 결제 시연을 한 서울 중구 지역의 상인회 관계자는 "시에서 사업을 독려하니까 상인회 차원에서 가입을 받고 있다. 소속 상인 50여곳 중 상당수가 가입한 상태"라면서도 "직장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식당 등에서는 바쁜 점심시간에 휴대폰으로 서비스를 켜고 가격을 찍는 방식이 번거롭다. 삼성페이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정책 의도대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제로페이 이용 결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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