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시장이 기대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성명서가 나왔지만 증시에서는 오히려 급매가 쏟아졌다. 일부 문구 유지와 대차대조표에 대한 발언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되는 주요 3대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49% 떨어졌고, S&P500과 나스닥도 1.54%, 2.17% 급락했다.
다른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국내 코스피는 전날보다 0.90% 하락해 장을 마쳤고, 일본 닛케이지수(-2.84%)도 약세로 마감했다. 홍콩H지수와 중국상해지수도 장중 1.4%, 0.7%하락한 수준에 거래됐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9일(현지시간) 12월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25~2.50%로 25bp 인상했다. 이와 함께 성명서를 통해 2018년 경제성장률을 3.1%에서 3%로, 2019년 성장률은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이 관심있게 봤던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내용과 비슷하다. 앞서 전문가들 대부분은 글로벌 경기 둔화가 나타나고 있어 연준이 내년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지표가 나오고 있고, 미국도 주택지표를 비롯한 일부 경제지표가 부진하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사진은기자회견 중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모습. 사진/AP·뉴시스
하지만 연준은 성명서에는 여전히 ‘추가적인 점진적 인상’ 문구가 존재했다. 그간 시장은 해당 문구를 ‘지표에 따라(Data dependent)’라는 의미의 문구로 수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구 앞에 약간의(Some)라는 단어가 추가됐지만 기존과 같다는 점에서 여전히 몇 번 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여지를 준 것이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 데인저필드 냇웨스트마켓 연구위원은 “이날 성명서에는 상당한 뉘앙스가 있었다”면서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크게 완화적으로 돌아서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의 대차대조표 관련 발언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연준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4조5000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했으며 현재 매달 500억달러 규모로 줄이고 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것이기에 긴축 효과가 있다. 사실상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통화긴축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 축소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계속 축소될 예정이며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장기금리를 밀어올린 것은 대규모 채권 발행”이라며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어드바이저그룹 수석전략가는 “연준이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해 ‘이중 긴축’을 하고 있다”면서 “비둘기파적 인상을 기대했던 시장을 실망하게 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경기 전망이 하향된 것도 시장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문제는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과 향후 성장률이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가에 중요한 요소인 실적(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대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성장률 하향 조정과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글로벌 증시의 낙폭은 확대됐다”면서 “2019년 경제가 전망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증시에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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