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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결산-2018 ④새내기주 수익률 Top10)현대사료, 수익률 208% '압도적' 1위
2018-12-13 06:00:00 2018-12-13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한마디로 '용두사미'였다. 상반기 IPO시장은 호황을 보였지만 하반기 증시 하락 분위기에 맞물려 침체일로에 들어섰다.
 
증권업계는 지난 4월 이후 상장예비심사 청구기업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하반기에는 IPO시장이 양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하반기, 특히 10월에 증시가 폭락하면서 공모주 시장이 크게 위축돼 공모를 철회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IPO시장은 코스닥 벤처펀드 신규자금 유입 둔화와 대내외 악재로 증시 분위기가 가라앉는 등 탄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공모 규모 1조원 이상의 '대어급' 상장도 없었다. 지난 5년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유가증권시장서 한두 종목씩 대형기업이 탄생하곤 했지만 올해로 예정됐던 카카오게임즈, 현대오일뱅크 등의 상장이 미뤄지면서 주로 50억~500억원대 규모의 중소형 코스닥 기업들의 상장만 많았다. 올해 공모 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전년(8조원)에 비해 크게 쪼그라들었다.
 
공모가 산정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는 등 IPO 종목 수익률도 과거보다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는 분위기가 좋았지만 하반기 증시 침체와 공모 규모가 큰 기업들의 상장이 연기되면서 공모시장은 전년에 비해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2018년 증시에 새롭게 발을 들여놓은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등락률(12월11일 종가기준)을 분석한 결과 수익률에서는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12월11일까지 상장된 69개사(스팩 제외) 가운데 공모가의 세배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기업(현대사료)이 출현하는가 하면, 공모가의 5분의 1에도 못미치는 기업(링크제니시스)도 있다. 69개 새내기 중에서 25개사의 주가가 공모가 이상으로 올랐다. 나머지 40여개사는 공모가보다 주가가 하락하는 등 처참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전체 새내기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평균 2.9%로 집계됐다. 올해 12월11일까지 올해 코스닥지수가 약 18% 하락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수치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 1위를 기록한 기업은 현대사료다. 208.3%라는 압도적 성과를 냈다. 현대사료(016790)는 배합사료를 제조해 판매하는 기업으로 청약경쟁률 1690대 1을 기록하는 등 상장 단계 때부터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2위 남화산업(137.6%)은 퍼블릭골프장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남화토건의 자회사다. 애경산업(018250)은 코스피 기업으로 유일하게 상위권에 올랐다. 생활용품 제조로 시작했지만 화장품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수익률은 85.2%를 기록했다.
 
수익률 하위권으로는 ▲링크제니시스(219420)(-78.8%) ▲디지캡(197140)(-71.2%) )▲SV인베스트먼트(289080)(-59.3%) ▲나우아이비캐피탈(293580)(-49.7%) ▲아이큐어(175250)(-49.2%) 등이 자리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링크제니시스(219420)의 주가는 6350원으로 공모가(3만원)에서 5분의 1토막이 났다. 기관투자자들에게 인기 높은 업종인 로봇전문기업 티로보틱스(117730)의 성적도 -32.2%로 시원찮다.
 
새내기주의 주가 수익률은 공모가 수준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수요예측 등 상장 과정에서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수익률이 좋았던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이나 이를 하회한 종목들의 수익률은 양호했고 희망 공모가를 넘어선 종목들은 수익률이 확연하게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희망공모가 밴드에 못미친 가격에 공모가가 결정된 에코마이스터(064510)SG(255220)는 공모가 대비 각각 133.7%, 68.3% 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희망밴드 상단 또는 밴드를 넘어선 가격에 공모가가 정해진 ▲SV인베스트먼트(289080)(-47.7%) ▲지티지웰니스(219750)(-39.3%) ▲싸이토젠(217330)(-31.5%) ▲명성티엔에스(257370)(-28.5%) ▲엘앤씨바이오(290650)(-27.3%) ▲휴네시온(290270)(-19.2%) ▲푸드나무(290720)(-17.3%) ▲엠아이텍(179290)(-13.2%) 등은 저조한 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 8월 코스피에 입성한 티웨이항공(091810)은 고평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공모가 산정 당시 비교기업 대상에서 진에어를 배제하고 여행사를 포함시켰다. 그 결과 제주항공(089590)의 주가수익비율(PER)인 12배보다 높은 17배로 밸류에이션해 이를 근거로 공모가를 1만1600원으로 정했다. 그러나 상장 후 주가는 공모가에서 37.5%나 밀려났다. 일본 게임사인 SNK와 CGV베트남홀딩스 역시 고평가 논란이 일며 수요예측 단계에서 상장을 철회해야 했다.
 
업종과 상장경로 등으로 주목받았던 기업도 있다. 수요예측 시 기관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기업들 중 대보마그네틱은 99%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2차전지 탈철장비기업인 대보마그네틱(290670)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955:1,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에서도 837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인 카페24(042000)는 '테슬라상장(미실현 기업 특례상장제도)' 1호로 상장했다. 쇼핑몰 구축부터 해외마케팅까지 온라인비즈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온라인쇼핑 시장이 성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71.8%에 달했다.
 
대기업 계열사들의 상장도 주목받았다. 롯데정보통신(286940)아시아나IDT(267850)는 각각 롯데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의 ICT기업으로 시장에 등판했다. 특히 아시아나IDT는 모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코스피 상장에 도전했지만 기대에 못미친 성적을 거뒀다. 아시아나IDT는 희망공모가(1만9300~2만4100원)에 한참 미달한 1만5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지만 현재 수익률은 -17.3%다.
 
바이오업종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로 인한 회계감리 이슈가 불거지면서 수익률면에서는 큰 두각을 타내지 못했다. 수익률 상위 10위권에는 엔지켐생명과학(183490)만(84.6%) 이름을 올렸다. 상위 20개 기업 중 제약·바이오기업은 ▲올릭스(226950)(62.5%) ▲바이오솔루션(086820)(26.6%) ▲동구바이오제약(006620)(19.7%) ▲파멥신(208340)(17.8%) 등 5개에 불과하다. 성장성특례 1호로 상장한 셀리버리(268600)는 -6.2%의 성과를 기록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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