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오일뱅크가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문턱'을 넘으면서 내년 1분기를 목표로 상장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91%)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신주를 발행하는 대신 구주매출 방식으로 공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는 28일 정례회의를 열고 현대오일뱅크의 자회사 회계처리 변경에 대해 경징계인 '주의' 조치를 내려, 문제없이 상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7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8월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다국적 오일 메이저 쉘과의 합자회사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연결(종속회사)에서 지분법(관계회사)으로 변경한 것이 문제가 되면서 감리 대상에 올랐다.
현대오일뱅크가 성공적으로 코스피에 입성하게 되면 현대중공업지주의 자금 조달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구주매출로 1조원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는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신주 발행보다는 구주매출에 비중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분 30%만 매각해도 2조원에 가까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등 자산을 매각하며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순차입금은 2016년말 약 9조원에서 올해 3분기말 6조원대로 줄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노르웨이 크누센에 인도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지분율을 얼마만큼 축소할 지를 놓고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입법예고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총수일가의 간접 지배 계열사까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을 고려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49.9%까지 과감하게 지분율을 낮추는 것도 가능하지만, 지분을 판 만큼 배당수익도 줄어들기 때문에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상장 시점도 유동적이다. 시한이 2월 중순인 점을 고려해 다음달 증권신고서를 제출, 1월에 상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하지만 감리 결과과 다소 늦어지면서 대내외 상황의 변동으로 준비 작업에 시간이 빠듯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해외 투자자 대상 공모시 발행사의 결산자료 작성 기준일로부터 135일 안에 상장 일정을 마쳐야 하는 '135일룰'을 적용받기 때문에 3분기(9월말)가 아닌 연간(12월말)을 기준으로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5조3862억원, 영업이익은 8363억원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해 상장 최적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사전판매 행위에 해당될 수 있어 구체적인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 등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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