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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만 '웃었다'…석유화학 CEO 자사주 투자 '희비'
2018-11-21 17:17:47 2018-11-21 17:50:34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최근 미국 증시가 요동치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주요 석유화학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자사주 투자에도 표정 변화가 생겼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반면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총 8377주의 LG화학 주식을 보유한 박진수 부회장의 자사주 수익률은 35.2%(전날 종가 기준)로 나타났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0년 3월 처음으로 760주 매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주식을 사들였다. 투자 금액만 21억원에 이른다.
 
박 부회장은 2015년 4월 577주를 매수, 총 5000주를 넘기면서 지분율이 0.01%로 올라섰다. 그동안 주로 1년에 한 차례(3~4월) 자사주를 매입해 온 박 부회장은 LG생명과학과의 합병을 앞둔 지난 2016년에는 4월 650주에 이어 10월에도 700주를 매수하며 주가 부양에 나섰다. 당시 주가는 24만3000원으로, 40만원이 넘던 2011년과 비교하면 많이 하락한 상황이었다.
 
 
이완재 SKC 사장도 지난 2016년 1월 1500주 매수를 시작으로 총 3차례에 걸쳐 1만40주를 확보했다. 전·현직 경영진의 사례를 보면 SKC는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에 속한다. 이 사장의 투자수익률은 6.4%로, 낮지 않다.
 
반면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은 약 29.4%의 손실을 보고 있다. 2014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 부회장은 이듬해 3월 3000주를 산 것을 시작으로 4차례에 걸쳐 주식을 매입, 총 1만5000주를 보유 중이다. 한화케미칼 주가는 석유화학 시장이 호황이었던 2017년 9월 3만86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1만7800원까지 하락했다.
 
한화케미칼을 비롯해 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SK케미칼·대한유화 등 석유화학 관련 주식은 대부분 미중 무역분쟁과 다운사이클 우려로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 석유화학 업계 임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기업들 대부분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권고 혹은 강제하는데, 한 번 사면 여러 이유로 임원 임기가 끝날 때까지 팔지 못해 '묶인 돈'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임직원이나 주요 주주가 주식을 매수한 뒤 6개월 이내에 매도해 이익을 얻은 경우 법인은 해당 임직원이나 주주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또 임원 또는 주요 주주가 거래 누적기준으로 1000주나 1000만원에 도달할 경우 5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규정하는데, 일반적으로 회사는 거래내역 관리를 위해 단 1주라도 변동이 있을 경우 공시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진이 임기 중 주식을 팔면 책임경영의 취지와 맞지 않고 시장에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처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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