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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 카풀 논의, '모빌리티' 갈등 키웠다
택시단체, 22일 국회 앞 집회 예고…카풀 업계, 서비스 도입 속도
2018-11-21 15:47:40 2018-11-21 15:47:40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승차공유(카풀) 서비스 도입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택시단체가 2번째 대규모 반대 집회를 예고했다. 뒤늦은 카풀 도입 논의가 '모빌리티' 업계 전반의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인터넷기업협회는 정부와 국회가 모빌리티 업계 갈등 해소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인기협은 "한국은 신산업 규제입법으로 스타트업 기업의 무덤으로 전락했다"며 "경쟁상대로 느끼지 못했던 다른 나라가 스타트업과 공유경제 부문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정치권은 더 이상 공유경제 분야의 구산업과 신산업 갈등을 방치하면 안 된다"며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정책 결단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8일 서울시 광화문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사진/뉴시스
 
택시단체는 다음날인 22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카풀 서비스 도입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달 18일 광화문에서 개최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 대회' 이후 2번째 대규모 집회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는 카풀 서비스를 불법 운영 행위로 규정하고 도입을 반대하는 중이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집회에 택시 종사자 6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현행법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자가용자동차의 유상운송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출퇴근 시간대는 예외 조항으로 두고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출퇴근 시간을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풀 서비스 자체를 금지하는 개정안도 발의됐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은 "택시 산업이 더는 생존권 위협에 내몰리지 않도록 법안 통과와 카풀 도입 저지 등을 주장할 것"이라며 "택시 불친절 문제 등 자성의 목소리도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 위원장은 이번 집회에는 약 3만명의 택시 종사자가 운집할 것으로 내다봤다.
 
택시 단체 반발이 거세지자 국회에서도 본격적으로 카풀 서비스 도입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택시업계와 카풀 서비스 업계의 의견을 청취 중이다. TF 위원장인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지난 14일과 20일 각각 택시단체와 카풀 업계 대표들을 만나 카풀 서비스 도입과 택시 종사자 보호 방안 등을 논의했다. TF는 이들 의견을 모아 합의안을 도출하면 택시 업계와 모빌리티 업계를 한자리에 모을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국회가 뒤늦게 도입 논의를 시작했지만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9일 구수영 위원장,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만나 모빌리티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업계는 갈등 해소를 기대했지만 택시단체가 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을 밝혀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벤처기업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카풀 등 공유경제 서비스 성장을 가로막는 신설 규제 움직임에 반대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최근 모빌리티 업계는 카풀 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음달까지 카풀 자회사 럭시를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럭시를 완전히 합병하며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카풀 스타트업인 풀러스는 오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사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서영우 풀러스 신임 대표가 직접 나설 예정이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TF '카풀 업계 간담회'. 사진/뉴시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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