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LG, 서브원 MRO 매각 추진…일감몰아주기 부담 던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너티 선정
2018-11-19 16:10:33 2018-11-19 16:10:33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가 비상장 계열사 서브원의 소모성자재 전략구매관리(MRO) 사업부문을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어피너티)에 매각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LG 서브원의 MRO 사업부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너티가 선정됐다. 매각 대상은 다음달 1일 분할되는 MRO 회사의 지분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가치를 감안한 매각 금액은 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LG와 어피니티 측은 연말까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LG 측은 “현재 매각 내용은 아무 것도 확정된 바 없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LG는 지난달 19일 서브원의 MRO 사업 분할과 외부 지분 유치를 추진한다고 발표하고, 같은 달 31일 이사회를 열어 서브원의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분할 후 신설 기업은 MRO 사업부문을 맡고, 존속회사는 그외 인적서비스 제공(건설·건물관리·레저) 사업부문을 맡는다.
 
LG 여의도 사옥. 사진/뉴시스
 
LG가 서브원의 MRO 사업을 분할하는 이유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상장사와 비상장사, 그 회사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까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기존 ‘총수일가 지분 30% 이상인 상장사와 20% 이상인 비상장사’보다 대상이 대폭 확대됐다. 구광모 회장 등 총수일가는 ㈜LG 지분을 46.68% 보유하고 있어 LG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절대적인 서브원은 규제 대상이 된다.
 
서브원의 내부거래 비중은 70%가 넘는다. 지난해 서브원 전체 매출 5조7100억원 가운데 74%에 해당하는 4조2400억원이 LG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내부 일감이었다. 지난 2016년과 2015년에도 전체 매출의 각각 71%와 72%를 내부거래로 올렸다. 2016년에는 4조7780억원의 매출 가운데 3조4146억원을, 2015년은 3조9547억원 중 2조8580억원을 내부거래로 달성했다.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는 재벌들의 오랜 관행이었다. 이를 통해 경영권 승계 자금을 마련하거나, 합병 등의 과정을 거쳐 그룹 지배력(지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현 정부 들어 공정위를 중심으로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재벌개혁의 첫 정책으로 제시하면서 재벌들도 숨 가쁘게 움직였다. SK는 SK D&D, SK해운 등의 지분을 처리 중이다. SK인포섹은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GS는 계열사 건물관리를 해온 엔씨타스를 청산한 데 이어 시스템통합업체인 GS ITM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던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과 신설회사 한화S&C로 물적분할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