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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1기 신도시인데…분당·일산 집값 온도차
"자족 기능·서울 접근성·교통 인프라에서 갈려"
2018-11-15 15:28:51 2018-11-15 15:28:53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일산에 본가가 있어서 일산 주택 시장 분위기와 집값을 매번 주시하는데, 분당과 같은 1기 신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온도차가 짙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1기 신도시의 집값 움직임이 천차만별이다. 올들어 분당은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일산은 최근 오름세가 보이다 다시 약세로 전환했다. 더욱이 정부의 3기 신도시 계획으로 1기 신도시 집값엔 하방압력을 줄 전망이라 부동산 경기는 밝지 않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사진/뉴시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12일 기준일로 현재까지 누계집계 결과,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아파트값은 올 들어 누적 상승률이 13.42%를 보였다. 이는 1기 신도시들 뿐만 아니라 경기도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이다. 반면 고양시 일산서구와 일산동구는 각각 -2.48, -1.82의 하락세를 보였다. 
 
일산은 최근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29일 기준일로 보면 일산동구는 0.06%, 일산서구는 0.10%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달 초(11월2일 기준)까지도 일산동구(0.07)와 일산서구(0.08%)는 상승했지만, 이달 12일에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일산동구는 -0.02%로 일산서구는 -0.01%대로 낮아졌다.  
 
분당과 일산 집값의 온도차가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1기 신도시들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평촌은 올 들어서 지속 상승세다. 지난달에는 올 들어서 최고 상승률인 0.98%를 보였다. 산본과 중동은 올 들어서 3~7월까지는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8월부터 상승세를 탄다. 지난달 산본은 0.61%, 중동은 0.65%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같은 상승세는 서울 외곽의 비규제지역인 평촌, 산본, 중동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중 광명과 하남 등도 규제지역에 포함되면서 평촌, 산본, 중동 집값이 견인 된 것"이라며 "특정 지역의 집값을 억누르면 인근 지역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불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본과 중동은 서울 접근성이 좋고 1기 신도시 중에서도 평촌과 분당에 비해 집값도 저렴해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기 신도시들의 집값 온도차는 자족 기능과 서울과의 접근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분당은 일자리 배후 수요가 많고 자족 생활 기능이 강한 판교와 서울 강남과 인접한 지리적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분당이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중대형 아파트 위주의 공급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평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분당은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대형 아파트들의 공급이 있어 그 수요의 영향이 크다"며 "무엇보다도 서울 강남과의 접근성이 우수한 점이 작용되고, 강남에서 빠져나오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분당은 신분당선 개통으로 서울과 접근성이 있고, 판교테크노밸리 등 자족 기능이 형성되어 있다"며 "일산은 남북경협과 장항택지지구 등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의 호재가 맞물리면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서울과의 접근성 부문에서 분당과 상대적으로 비교해 봤을땐 다소 약한 부분이 있고 아직까지 자족 기능이나 교통인프라가 미비한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정부가 3기 신도시 추가 지정을 계획하고 있어 인근 1기 신도시들의 집값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서울과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사이에 면적 330만㎡(100만 평) 이상의 신도시 4~5곳을 추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한두 곳은 올해 안에 입지가 공개된다. 이들 신도시에서 나오는 물량은 20만 가구로, 2021년부터 공급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3기 신도시가 1기 신도시 인근에 조성될 경우 수요 유출, 수요 분산 등으로 미분양 물량 증가 등이 우려된다"며 "무엇보다도 1기 신도시보다 3기 신도시가 서울과의 접근성이 강하다면 1기 신도시들의 집값에도 크게 영향이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는 지역별로 규모나 입지에 맞게 자족 기능과 서울과의 접근성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수립계획을 세워 반영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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