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으로 방향 튼 사우디…유가 다시 뛰나
알 팔리 사우디 장관 "다음달부터 하루 50만 배럴 감산"
2018-11-12 14:38:35 2018-11-12 14:38:49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원유 증산을 선언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시 감산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한 달 사이 20% 급락한 국제유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커졌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광물부(옛 석유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의 장관급 공동점검위원회(JMMC)에서 "시장의 심리는 공급부족을 걱정하는 데서 과잉공급을 우려하는 쪽으로 옮겨졌다"며 다음달부터 하루 5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알팔리 장관은 "수요와 공급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석유시장의 중앙은행 역할을 할 것"이라며 100만배럴 증산을 예고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안정을 위해 OPEC에 증산을 압박했고, 언론인 피살사건까지 더해지면서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고,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일부 국가에 제재 적용을 면제하자 사우디는 감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과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대폭 늘리며 유가가 폭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3일 배럴당 76.41달러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9일 기준 배럴당 60.19달러로 한 달여 만에 21% 급락했다. 
 
지난 5월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사우디아라비아 우호증진 만찬에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모든 산유국이 감산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오만과 UAE는 감산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증산을 목표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러시아는 감산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은 다음달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총회에서 감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 정유사들도 국제유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단기적으로 재고평가이익이 날 수 있지만, 지속되면 수요 위축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다른 산유국이 감산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50만 배럴 감산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면서 "지나친 유가 하락을 방어하는 차원이지, 과거처럼 100달러 수준으로 급등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망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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