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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쇼크) 기업투자 막히고 대외 불안 커졌다
올 성장률 2.7% 달성 어려울 듯…투자개선 위한 정책 부재도 한 몫
2018-10-25 16:05:35 2018-10-25 16:05:35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올 3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전 분기와 동일한 0.6%에 그친 배경에는 기업투자가 막혀 건설·설비투자가 조정국면에 들어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건설투자는 부동산규제 영향 등으로 199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4분기 성장률도 우려를 낳고 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8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브리핑 중 기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보면 지난 2분기에 이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4분기에 0.82% 이상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나오면 당초 성장률 전망치(2.7%)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내수가 정체 되는 가운데 국내 성장을 뒷받침 하고 있는 수출 성장세가 4분기로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보여서다.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와 정유화학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반도체 의존도는 20% 정도다. 설비투자가 2분기 5.7% 감소에 이어 3분기 4.7% 감소했는데, 이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등 기계류 감소 폭이 커진 이유다. 건설투자는 6.4%가 줄어 1998년 2분기(-6.5%)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투자 모두 쪼그라들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면서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정부 부문의 성장 기여도 역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민간 부문 성장 기여도는 소비와 수출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0.7%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정부 부문 기여도는 투자 감소에 의해 0.1%포인트에 그쳤다.투자 집행이 지연된 여파로 정부 투자의 기여도는 2분기 0.2%포인트에서 3분기 -0.4%포인트로 하락 전환됐다. 투자 부문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1.1% 하락했는데, 전분기(-0.7%)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내수 기여도가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 2012년 2~4분기 이후 6년만이다. 반도체 사이클이 받쳐주지 않으면 연말에는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미중 무역분쟁이다. 한은은 아직 이에 대한 영향이 미비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이 성장률 궤적을 결정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달한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 충격에 노출되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할 경우 수출 경쟁력 악화로 지금까지 경기를 견인해 온 수출이 하향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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