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놓고 '실효성·역진성' 논란
2018-10-24 15:19:45 2018-10-24 15:19:45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정부가 10년 만에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며 단기적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실효성·역진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장 세금 인하를 반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더 큰 정책 효과를 내기 위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류세 15% 인하로 정부가 기대하는 기름값 최대 인하폭은 리터당 휘발유 123원, 경유 87원, LPG 30원이다. 세율 인하가 100% 소비자가격에 반영될 경우 10월 셋째주 기준으로 휘발유는 리터당 1686원에서 1563원으로(7.3%), 경유는 1490원에서 1403원(5.8%), LPG는 934원에서 904원(3.2%)으로 내리게 된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차량들이 주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2008년 유류세 인하 때도 세금 인하분이 소비자가격에 잘 반영되지 않아 실효성 논란이 컸다. 국제유가가 급등해 인하분이 상쇄됐으며, 정유사·주유소의 유통 마진으로 흡수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일 가격보고제를 통해 세금 인하분이 적시에 반영되는지 살피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정유소·주유소 간 가격 담합을 모니터링 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번에도 강제성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올해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복병이다.
 
소득이 적은 계층이 세 부담을 더 많이 지는 것을 의미하는 '역진성' 문제도 나오고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유류세 인하로 2분기 소득 상위 20%가 누린 혜택이 하위 20%의 약 6.3배에 달했다. 고소득층이 자가용 승용차를 많이 이용하고 배기량이 큰 차를 보유하는 경향 때문이다. 유종 구분 없이 같은 비율로 인하함에 따라 가격이 비싼 휘발유와 경유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취약계층이 많이 사용하는 LPG는 불리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인정하면서도 역진성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유류세 환급 시스템을 만들기에는 6개월 이상이 걸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지난해 등록된 전체 자동차 2253만대 중 2500cc 미만이 84%이며, 전체 화물차 중 영세자영업자가 주로 운행하는 1톤 트럭이 80%에 달해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에게 주로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석연료 사용에 혜택을 주는 것은 정부가 그동안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친환경을 강조해 온 기조와도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며 "유류세 인하가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톱다운 방식으로 구체성 없이 성급히 결정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