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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업계 숙원사업 '선박 연료시장' 진출 연기
선박 운항 노선 확보 못해 선박 발주 차질
2018-10-22 15:55:17 2018-10-22 15:55:25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액화석유가스(LPG)업계의 숙원사업인 LPG 연료 추진선 발주가 해를 넘길 전망이다. LPG 추진선 도입의 전제조건인 국내 연안 여객 노선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앞서 선박연료 시장 진입을 노렸던 업계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2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LPG업계가 추진 중인 LPG 연료 추진선 발주가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졌다. LPG 추진선은 벙커C유 대신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이다. SK가스와 E1을 회원사로 둔 대한LPG협회는 세계 최초 LPG벙커링 허브 구축을 위해 선박 발주를 추진해 왔다. 지난 2016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등과 함께 LPG 선박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국내 대형 조선사에 선박 건조를 맡기려고 했다. 부산 지역 해운사인 영성글로벌이 선박을 발주하고, E1은 지분 투자로 참여하는 형태다. SK가스는 LPG벙커링 허브 구축 컨소시엄의 실무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선박 발주의 기본이 되는 노선 확보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LPG 추진선 발주는 1년 가까이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업계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끊긴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권을 따낸 뒤 내년 하반기 LPG 추진선을 띄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해당 노선에서 여객운송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천 E1 기지 내 탱크로리. 사진/E1
 
LPG 추진선은 선박연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포석이다. 국제해사기구는 오는 2020년부터 국제항로를 운항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황산화물 배출량을 현행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도록 환경기준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해운사들은 기존 벙커C유의 황산화물을 저감하는 장치를 선박에 장착하거나 다른 연료를 쓰는 선박으로 교체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황산화물 배출량이 낮은 액화천연가스(LNG)가 최적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LPG업계도 선박용 연료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연안 여객선에서 경쟁력을 검증받은 뒤 분야를 확대한다는 게 LPG업계의 구상이다.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LPG 자동차가 감소세를 이어감에 따라 새로운 수요처도 필요해졌다. 업계에서는 LPG 추진 여객선 1척이 차량 1만대 분량의 연료를 소비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PG업계는 인천~제주를 대체할 노선을 찾고 있지만, 최적의 루트를 찾는 작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외에 LPG 추진선 관련 법규가 없어 해외 노선 개설은 더욱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선박용 시장 진입은 중요하다"며 "다른 노선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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