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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5일 16: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SPC그룹이 올해 지주회사인 상미당홀딩스를 출범시키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를 오너 3세 승계 작업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승계는 단순히 경영권을 넘기는 문제가 아니라 지분 구조와 자금 조달, 세금, 계열사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힌 장기 프로젝트에 가깝다. <IB토마토>는 SPC그룹 승계 구도를 지분 이동 경로와 자금 흐름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향후 가능한 시나리오와 남은 변수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SPC그룹 승계의 본질은 허진수 부회장과 허희수 사장 중 누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서느냐다. 상미당홀딩스가 최근 허진수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은 승계 구도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해당 인사뿐만 아니라 지분·사업 측면에서 그가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허희수 사장의 디지털·외식 사업의 성과 여부에 따라 승계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사진=상미당홀딩스)
지분도 직책도 장남 우위…지주사 대표 맡은 허진수
상미당홀딩스는 25일 허진수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회사의 수장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이 맡는다. 인사 측면에서 허진수 부회장에게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오너 3세간 지분 구조를 보면 허진수 부회장이 우위다. 지난해 기준 상미당홀딩스 지분은 허진수 부회장 20.33%, 허희수 사장이 12.82%를 보유했다. 그룹 유일 상장사인 SPC삼립 지분율도 허진수 부회장 16.31%, 허희수 사장 11.94%로 허 부회장이 많다.
허진수 부회장은 파리크라상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글로벌BU장을 맡아 파리바게뜨 해외사업을 총괄해왔다. 지난해에는 그룹 변화와 혁신 추진단 의장을 맡아 쇄신 작업 또한 주도했다. 이번 인사로 투자와 신사업, 글로벌 전략까지 총괄하게 되면서 그룹 내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사업 구조에서도 허 부회장이 핵심 사업을 지휘 중이다. 상미당홀딩스 전신인 파리크라상은 SPC그룹 주력 사업인 베이커리 부문 중심축이다. 회사는 지난 3개년간 연 평균 약 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파리크라상의 매출액(개별기준)은 2023년 2조 84억원, 2024년 1조 9307억원, 2025년 1조 9780억원이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99억원, 223억원, 260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현금창출력은 3년간 7.97배 커졌다. 파리크라상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92억원, 2024년 971억원, 지난해 736억원이다. 그룹의 핵심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보여준다.
한편, 삼미당홀딩스는 다음 달 1일 산하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협의기구 ‘상미당협의체’를 출범시킨다. 해당 기구는 계열사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 경영 과제와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하고 협업 방안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허희수의 반격 가능할까…결국 성과가 승계 가른다
허 부회장의 성과가 돋보이지만, 승계 구도가 일단락됐다고 보기 어렵다. 승계 과정에서는 오너 3세들이 맡은 사업 성장성과 그룹 내 전략적 기여도가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그룹 성장동력을 맡은 허희수 사장의 성과가 나쁘지 않은 점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차남인 허 사장은 제빵 중심이던 그룹의 사업 영역을 외식·플랫폼 분야로 확장했다. 2007년 그룹에 합류한 그는 디지털·외식 사업 부문인 비알코리아·빅바이트컴퍼니·섹타나인 등을 담당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했다.
쉐이크쉑의 국내 도입이 대표적이다. 허 사장은 2011년부터 미국 본사와 협상을 진행해 2016년 해당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프리미엄 버거 콘셉트를 앞세워 시장에 안착시켰다. 현재 쉐이크쉑은 국내에서 30여개 매장을 운영하며 SPC그룹 외식 사업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국내 사업 성공을 기반으로 해외 확장에도 나섰다. 빅바이트컴퍼니를 통해 미국 쉐이크쉑 본사와 협력해 말레이시아 등 해외 사업권을 확보했다. 단순 브랜드 운영을 넘어 글로벌 외식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 또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플래그십 매장을 통한 신제품 테스트, 소비자 데이터 기반 상품 개발 등 실험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 실적 개선을 이끈 것 역시 허 사장이다. 비알코리아의 영업손실은 2023년 290억원에서 2025년 57억원으로 축소됐다. 3개년 만에 적자 규모를 80.36%(233억원) 축소시켰다. 2023년 123억원 적자에서 2024년(50억원 당기순익) 흑자 전환한 뒤 지난해 59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디지털 사업 또한 허희수 사장이 지휘한다. 섹타나인은 매출이 2023년 2324억원에서 지난해 2469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마이너스(-)345억원을 기록하고 현금성 자산 역시 감소해 사업 안정화는 추가 과제로 남아 있다.
그의 다음 승부처는 치폴레 등 신규 글로벌 브랜드 사업이 꼽힌다. 성공 여부에 따라 외식 사업이 SPC그룹 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너 3세가 각자 담당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SPC 승계의 향방은 지분뿐 아니라 담당 사업군의 성과가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윤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연구위원과 박세열 연세대 교수는 2021년 연구에서 "후계자의 기업 내 경험과 승계 준비 과정이 길수록 승계 이후 기업 성과가 개선되고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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