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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관' 조현문 어디에?…검찰·효성 모두 촉각
비자금 재판 7개월째 지루한 공방…조현문 출석 여부가 관건
2018-10-22 18:23:06 2018-10-23 08:21:03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조현준 효성 회장의 2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한 7차 공판이 22일 열렸다. 재판이 7개월째 지루한 공방으로만 이어지면서 조 회장의 동생이자, 이른바 형제의 난을 촉발시켰던 조현문 변호사의 법정 출석 여부가 주목된다. 이는 조 회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7차 공판에서 검찰과 조 회장 측 변호인단은 비자금 혐의 중 아트펀드와 관한 배임 혐의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아트펀드는 미술품에 투자해 수익을 남기는 것으로, 조 회장은 특수관계인 거래금지 약정을 어기고 미술품을 매매해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아트펀드의 자산운용을 담당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모 전 펀드운용역이 증인으로 출석해 "효성은 아트펀드를 조성할 때 '오너의 전달사항'을 언급했고, 펀드 구조상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컸다""특수관계인 거래금지 약정을 어기고 위장계열사를 통해 미술품을 매매한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재판은 교착 상태다. 검찰이 조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가운데 검찰과 변호인단 모두 증인을 통해 서로의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결국 이 사건을 고발한 당사자인 조 변호사의 출석 여부가 관건이 됐다.
 
조 변호사는 조석래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부사장까지 지내는 등 그룹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그가 조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각종 비리에 대해 어떤 증언과 물증을 내놓을지가 향후 판결의 결정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변호사는 지난 2014년 7월 조 회장을 비자금 조성에 따른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 변호사는 현재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재판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모처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국내 한 법무법인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효성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검찰도 조 변호사의 변호인을 통해서 연락하고 있다"며 "연락이 안 될 때도 있는데, 가급적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도록 검찰이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27일 공판준비기일 당시 재판부에 조 변호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당시 검찰은 "조 변호사가 9월 중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귀국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며 그가 9월 추석을 전후해 귀국하면 늦어도 10월 중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두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조 변호사의 출석은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상태라면 그가 11월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
 
효성도 조 변호사의 출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우리가 조 변호사와 직접 연락할 명분도 없고, 그럴 관계도 아니다"며 "조 변호사가 9월에 국내에 들어와서 10월 중에는 재판에 온다고 했는데 계속 일정이 바뀌는 것을 보니 사정이 생긴 것 같고,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변호사 등을 통해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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