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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라"…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적자생존론'
사내 역사자료 전시회…"기록해 다음 세대에 공유한 기업이 살아남는다"
2018-10-18 14:17:00 2018-10-18 14:17:44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적자생존(跡者生存), 오늘을 기록하고 잘 보존하여 이를 다음 세대에게 공유하는 기업만이 발전을 이룰 것 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10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스스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이를 기록해 나가고 고객들에게 알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적자생존(適者生存)'이 아닌 '적자생존(跡者生存)' 론이다.
 
18일 LG화학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전날 대전 기술연구원을 직접 찾아 역사 기록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LG화학은 70년 도전과 혁신의 역사를 임직원들과 공유하는 사내 전시회를 진행했다.
 
17일 LG화학 박진수 부회장(사진 맨 앞)이 사내 역사자료 전시회가 열린 대전 기술연구원을 찾아 전시 소개를 읽고 있다. 사진/LG화학
 
박 부회장은 “인류의 역사는 문자에 의한 기록 여부에 따라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나뉜다”며 “이는 역사 발전에 있어서 기록을 통한 세대간 공유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사의 모든 기록들이 미래에는 역사가 되고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은 역사를 통해 고객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는 선순환 과정이 이어져야 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바로 체계화 된 기록 관리라는 것이다. 
 
그는 “회사 태동부터 눈 앞의 사소한 이익이 아닌 더 멀리 내다보고 실행한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글로벌 10대 화학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과거 선배들의 땀과 열정을 이어받아 미래 개척에 전력을 쏟자”고 말했다. 
 
LG화학은 회사 역사에 대한 임직원들의 관심 증대를 위해 이번달 17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전국 5개 사업장을 순회하며 ‘樂喜(락희)-럭키-LG Chem’ 사내 역사자료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구인회 창업회장이 첫 사업을 시작했던 ‘구인회 상점’ 인쇄광고, 여수공장 건축 허가서, 사보 창간호 등 실물자료를 중심으로 150여점이 전시된다. 고(故) 구인회 LG 창업주는 지난 1931년 포목을 취급하는 구인회 상점으로 스물넷 나이에 첫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해방 이후 허만정 GS 창업주를 만났다.
 
LG화학은 2016년부터 역사적 가치가 높은 기업활동 자료를 발굴하고 보존하기 위해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 지금까지 문서·사진·영상·제품 등 2만여점의 자료를 수집했다.
 
한편, LG화학은 지난 8월 홈페이지에 회사의 7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역사관도 오픈해 무겁고 딱딱할 수 있는 기업 역사를 인포그래픽, 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 일반 방문자들이 LG화학의 역사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디지털 역사관에는 지난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의 창립과 '럭키크림' 화장품 생산부터 한국 전쟁 시기인 1952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플라스틱 생산에 뛰어든 이야기가 담겨있다. LG화학은 1952년 국내 최초로 사출성형기를 도입하고 합성수지 빗과 비누갑 등을 생산했으며, 1955년 럭키치약, 1956년 PVC(폴리염화비닐) 파이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57년에는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대졸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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