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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미 국채금리, 신흥국 위기 재점화되나
자금이탈에 외채 위험 부각…채권왕 군드라흐 "10년물, 3.5%까지 오를 것"
2018-10-08 06:00:00 2018-10-08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미국 국고채 10년물이 급등함에 따라 전세계 자본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 압력이 강해짐에 따라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도 다시 부각됐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국고채 10년물의 금리는 장중 3.233%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7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금리 급등의 주요 원인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때문이었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일 워싱턴에서 열린 아틀랜틱 페스티벌에 참석해 “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며 중립금리 수준으로 넘어설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중립 금리에서 먼 거리에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시장은 이같은 발언을 매파적이라고 해석했고, 이후 이틀간 미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미 국채금리 급등은 글로벌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 다우존스지수는 이틀간 1.42% 떨어졌고, 유럽증시에서도 영국 FTSE(-2.55%), 프랑스 CAC(-2.40%), 독일 DAX(-1.42%) 등이 하락했다. 신흥국에서는 아르헨티나가 6.31% 급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인도(-4.44%)와 러시아(-3.06%), 터키(-2.37%), 브라질(-1.14%) 등도 부진했다.
 
 
이에 신흥국에 대한 위기론도 다시 부각됐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할 경우 신흥국 통화는 하방 압력을 받게 돼 자본 유출 압력이 강해진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의 금리 상승은 실질적으로 달러 강세의 압력인데 이것 자체만으로도 신흥국의 자금 이탈을 부추긴다”면서 “남미를 비롯해 외채가 많은 나라들에서 위기론이 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미국 입장에선 국채금리 상승이 환율에 대한 관리나 무역압박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며 “이는 신흥국의 펀더멘탈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기 때문에 신흥국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채금리가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자본유출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미 국채금리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빌 그로스에 이은 '신 채권왕'이라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5%까지, 30년물의 금리는 4%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그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군드라흐 CEO는 “30년물 수익률 곡선이 가파른 상승을 보이며 3.25%를 넘어섰다”면서 “이는 채권시장의 새로운 촉매가 됐음을 의미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에 진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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