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다운사이클 시작?…3분기 실적 흔들
화학 '빅3' 영업이익 두 자릿수대 감소율…한화케미칼, 나홀로 매출액 뒷걸음
2018-10-04 15:13:33 2018-10-04 17:33:46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두 자릿수대 감소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료비 부담이 커진 반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의 여파로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떨어져 마진이 축소된 탓이다. 일각에서는 석유화학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끝물로 접어들며 올 하반기부터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이 내리막길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3분기 LG화학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7조2461억원, 영업이익 634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3%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20%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케미칼은 매출액 4조4295억원, 영업이익 628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은 11%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1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케미칼은 매출액 2조2249억원, 영업이익 1431억원으로 추정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 36% 감소한 규모다. 
 
석유화학 '빅3'의 실적은 작년 3분기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반사이익을 누린 점을 감안하더라도 부진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제품의 판매가격이 올라 매출액이 커졌지만, 원유에서 뽑아내는 기초 원료인 나프타의 값이 함께 상승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 전쟁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실적 부진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미국이 중국산 가전제품과 IT 기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관련 소재의 가격 급락이 뒤따랐다.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2분기 톤당 644달러에서 3분기에 660달러로 올랐으나 고기능성 합성수지(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는 전분기보다 톤당 100달러, 200달러가량 각각 떨어졌다. 범용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에틸렌(PE)이 같은 기간 톤당 30달러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진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정기보수 효과도 일부 반영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말까지 100만톤 규모의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의 정기보수를 진행한다. 한화케미칼은 주력인 폴리에틸렌 계열 제품과 그간 수익성의 효자노릇을 했던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화학 빅3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자 업계 안팎에서는 다운사이클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공급증대 국면은 필연적으로 업황 둔화를 야기하고, 내년 이후까지 계속될 미국의 에탄분해시설 신·증설 랠리는 이를 촉발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사이클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바이어들이 제품 구매를 미루고,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해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나빠진 것"이라며 "2020년까지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석유화학기업들이 잇따라 NCC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정유업계가 화학사업에 진출하는 점 등이 호황이 끝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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