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한화와 강성 성향의 민주노총 금속노조간 첫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파행 위기를 맞고 있다. 이달까지 2년치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교섭대표노조를 다시 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민주노총 삼성테크윈지회(노조)는 3일 오후 서울 63스퀘어 앞에서 상경집회를 열고 임단협 체결을 요구했다. 노조는 "한화가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해 시간을 끌면서 임단협을 하고 있다"며 "이달까지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삼성테크윈지회가 3일 오후 63스퀘어 앞에서 상경 집회를 열었다. 사진/구태우 뉴스토마토 기자
노조는 삼성테크윈, 삼성토탈 등 4개사가 삼성에서 한화로 매각될 당시인 2015년 설립됐다. 한화에 인수되면서 노조도 삼성에서 한화로 넘어왔다. 노조는 법적소송 끝에 2017년 10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테크윈)와 한화지상방산에서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얻었다. 올해 2월부터 50여차례 임단협을 진행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 교육 등 노조활동 보장과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성과평가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는 기업별로 개별교섭을 하고 있지만 핵심요구안에 대한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노조 요구안 중 핵심은 성과평가 제도다. 조합원이 하위등급을 받는 경우가 있어 불이익을 차단하겠다는 게 노조의 방침이다. 노조는 조합원이 성과평가에서 불이익을 입지 않게 다면평가를 시행하고, 하위등급 쿼터제를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하위등급을 강제 배분하지 않고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연장근무 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노조는 월 6시간 이상 연장근무를 할 경우 연장수당(통상시급 150%)을 요구했다. 반면 회사는 20시간 이상 연장근무를 해야 연장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지상방산은 포괄임금제를 운영, 연장근무와 관계없이 월 20시간의 연장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접점없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노사갈등도 분수령을 맞고 있다. 노조는 이날 임단협 후 처음으로 대규모 상경집회를 열었다. 노조 집행부 10여명은 지난 8월부터 63스퀘어 앞에서 매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가 사측을 압박하고 나선 건 이달 부로 노조의 교섭대표노조 지위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다음달에는 기업노조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새 교섭대표노조를 정해야 한다. 한화그룹 최초로 금속노조가 설립, 교섭대표노조의 지위까지 얻었지만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임단협을 마무리하게 된다. 노사는 이달까지 입장차를 좁히려고 집중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임단협을 체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지상방산은 방위산업체로 분류, 노조법에 따라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노조는 파업이 막힌 만큼 홍보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의 경영권 승계와 일감몰아주기를 알리는 등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법을 이용해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달부로 금속노조의 교섭대표노조 지위가 만료되고 파업에 나설 수 없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병준 노조 위원장은 "한화그룹은 임단협 체결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이달까지 새로운 회사측 제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테크윈은 지난 3월 항공엔진 전문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변경했다. 휘하에 한화지상방산, 한화정밀기계, 한화파워시스템,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을 두고 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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