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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엔 태양광 발전이 효과적? “그렇지 않아”
25도에서 최고 효율, 1도 상승시 0.5% 떨어져
2018-09-25 06:00:00 2018-09-25 06:00:00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뜨거운 햇볕이 장기간 지속되는 여름 폭염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이 가장 잘된다?”
 
지난달, 서울시는 유례없는 폭염이 들이 닥쳤던 올해 7월 공공시설과 민간부문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을 통해 7월 한 달간 약 2만480MWh의 전력을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 평균 296㎾h(일반 가정의 평균 전력 사용량)로 서울지역 기준 6만9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또한 2016년부터 올해 7월까지 시 산하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4개소 발전량을 모니터링한 결과 일조량 증가로 7월 태양광 발전량이 전년 동월 대비 40%이상 증가했으며, 발전시간도 1일 1.07시간 늘었다고 전했다.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태양광 발전은 5~6월에 정점을 기록한 후, 7월에는 장마에 따른 일조량 부족으로 큰 폭으로 감소하고, 가장 발전이 저조한 12월은 5월 대비 50~60% 정도 수준의 전력을 생산한다. 하지만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7월에도 일조량이 증가해 전력 생산이 전년보다 늘어났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한화큐셀코리아가 지난 2014년 2월 세종특별자치시 육군 종합보급창에 준공한 4MW 규모의 지붕형 태양광 발전설비 전경. 사진/뉴시스
 
7월 발전량 최대지만 효율은 떨어져
서울시는 이번 폭염으로 태양광 발전소 확충의 필요성과 효과 등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고 2022년까지 태양광을 원전 1기 설비용량에 해당하는 1GW로 확대하고, 100만 가구에 태양광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시의 발표 내용은 올해 7월의 태양광 발전 전력량 집계 결과만 놓고 본 것이기에 틀리지 않다. 하지만,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폭염 상황이 태양광 발전의 전력 생산량 증가에 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017년 현재 상용화 된 태양광 패널은 25도에서 가장 효율성이 좋다. 예를 들어 성능상 태양광 발전 설비의 최적 생산 효율(패널이 받아들이는 태양광 100가운데 전기로 바꾸는 비중)이 30%라면, 이 비중을 생산할 수 있는 최적 기온은 25도라는 것이다. 그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1도 상승할 때마다 약 0.5%씩 효율이 떨어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7월 한국의 평균기온은 31.6도였다. 30%가 최적 효율이었다고 가정했을 때, 서울시에서 전기를 생산한 태양광 발전소의 평균 효율은 26.7% 밖에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따라서 평균 기온이 25도 근처를 유지하는 3~6월, 9~11월이 태양광 발전 효율이 가장 좋은 시기다.
 
일사량이 많고, 기온이 높으면 태양광 발전에 유리하다면, 태양광 발전소는 사막지대가 대부분을 이루는 중동국가들을 비롯해 동·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적도 부근에 위치한 열대국가들에서 활발히 건설돼야 했다. 하지만 평균 기온이 50~60도를 고온과 모래먼지 등에 의한 오염과 합쳐 태양광 발전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활용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사우디아라비아는 태양광 패널을 들여왔다가 발전효율 저하는 고사하고 관리부실과 고온의 환경까지 겹치면서 공항에서 패널이 녹아버린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사막이나 고온 지역에서는 태양광이 아닌 태양열 발전(태양이 복사하는 열에너지를 흡수해 열기관과 발전기를 움직여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주로 사용한다. 태양광 발전이 효율적인 나라들은 역설적으로 난류의 영향을 받는 유럽 국가들로, 실제로 중국에 앞서 태양광 발전의 최대 시장은 이 지역 국가들이었다.
 
폭염은 한파의 예고편, 태양광 활용 못할수도
한국은 최근 수년전부터 여름철 폭염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폭염은 기후변화로 인한 제트기류 또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폭염은 기온만 상승하는 게 아니라 작은 폭우와 태풍을 유발하며, 나아가 겨울철 혹한을 예고하기도 한다. 폭염과 한파만 반복되는 열대 기후 지대로 바뀐다면 한국에서 태양광 발전을 확산시키려는 정책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를 비롯해 한국정부가 태양광 발전 보급에 보다 신중을 거둬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태양광 업체들도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화큐셀은 최근 출력과 효율을 모두 10%씩 향상된 태양광 제품을 출시해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또한 낮은 일조량, 높은 온도라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높은 성능과 안정성이 보장되는 ‘퀀텀 셀’ 기술이 적용된 제품도 선보였다. 태양광 발전이 다른 신재생 에너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후와 환경 변화 추세에 어떻게 반응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참고: 한화블로그, 나무위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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