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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인프라, 운용사교체 결전의 날...막판까지 팽팽한 긴장감
"18일 전자투표 완료…결과, 예상보다 빠를 수도"
2018-09-19 06:00:00 2018-09-19 06:00:0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운용사 교체 여부를 두고 3개월간 난타전을 벌여온 맥쿼리자산운용과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의 갈등이 오늘 오후 주주총회에서 매듭짓는다. 맥쿼리인프라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주총 직후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토종 운용사가 외국계를 상대로 벌인 주주행동주의 첫 사례였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막판까지도 표 대결을 둘러싼 신경전은 치열했다. 
  
맥쿼리인프라 임시주총은 오늘 오후 3시30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다. 운용사 교체에 찬성표가 '50%+1주'를 넘으면 코람코자산운용으로 위탁운용사가 변경되고, 이에 미치지 못하면 기존 운용사인 맥쿼리운용이 계속 운용하게 된다.
 
 
◆논쟁의 시작과 끝은 '과도한 보수'
 
이번 주총은 3.12% 지분을 보유한 플랫폼파트너스가 맥쿼리운용의 운용보수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열리게 됐다. 맥쿼리운용은 지난 12년간 운용보수로 배당금의 32%가량(5353억원)을 챙겨갔다. 통상적 수준은 아니다. 다른 인프라펀드에 비해 최대 30배 많다는 주장이다. 플랫폼파트너스는 교체 운용사로 코람코자산운용을 지목했다. 코람코운용은 맥쿼리인프라 운용사 선정 시 운용보수를 기존의 8분의 1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람코운용 측은 맥쿼리인프라가 신규 자산을 거의 편입하지 않고 있고, 기존 자산이 안정화된 지 오래돼 패시브 운용과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도한 운용보수에도 그간 좋은 투자처를 제공하고 훌륭하게 운용해준 것만으로도 불만이 없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매년 주가 대비 7~8%의 배당수익률에다 주가도 전일(17일)기준으로 32%가량 올라있다. 외국계라서 상대적으로 정부 입김에 맞설 수 있다는 인식도 존재한다. 맥쿼리인프라가 보유한 민자고속도로 등은 고액통행료 등으로 논란의 대상이 돼 왔으나, 특별한 변동은 없었다.  
 
주총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투표 자체는 맥쿼리운용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상법에서 정한 주총 통과 절차와 요건이 아닌 상대적으로 플랫폼파트너스에 불리한 맥쿼리인프라의 정관에 따르고 있다. 상법에서는 주총 안건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출석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되지만, 정관에서는 전체 주식의 50%가 넘어야 안건이 통과되게 정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표심 잡기'에 사활
 
양측 모두 주총 직전까지 기관투자자 설득을 공을 들여왔다. 그도 그럴 것이 기관 보유 지분이 가장 높다. 외국인투자자가 22.7%, 개인투자자는 27.6% 그리고 국내 기관투자자 지분은 49.7%를 차지한다. 
 
외국인 표심은 운용사 유지로 갈 것으로 예단된다. 국내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맥쿼리그룹에 대한 인지도 등도 애초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소액주주인 개인들의 경우 다양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결국 칼자루는 국내 기관이 쥐고 있는 셈이다.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을 촉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과거보다 국내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서고 있다. 의결권 행사는 이해관계 등과 무관하게 주주가치 제고에 유리한 방향으로 한다는 것이 운용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편에서는 주총 전에도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총 현장에 참석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주총 안건 의결 등에 의사를 표시하는 전자투표 마감시한은 18일 오후 5시까지다. 전자투표 결과 집계만으로도 어느 정도 결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관의 경우 직접 참석보다는 전자투표나 위임장을 전달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한다. 맥쿼리인프라 측은 18일 12시 기준으로 발행주식수의 약 30.8%에 해당하는 주주들이 반대의사 통지를 했다고 밝혔다. 
 
김선미 맥쿼리그룹 이사는 "예상보다 결과가 빨리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주총은 예정대로 열린다"고 밝혔다. 차종현 플랫폼파트너스 전무는 "많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간 맥쿼리 측의 각종 프레임으로 주주행동주의가 오해를 받기도 했다. 우리는 주주의 한 사람으로 더 낮은 운용보수로 더 많은 혜택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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