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국내 유일 국적선사인 현대상선(HMM)이 국제유가 상승과 낮아진 운임의 영향으로 3분기 흑자 전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4분기에는 다시 계절적인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고유가·저운임'의 이중고까지 겪을 것으로 보여 내년 이후에나 흑자 전환을 노려봐야 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9월 둘째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11.6% 낮아진 909.7포인트를 기록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SCFI는 해상 운임을 나타내는 대표 지수로, 2009년 10월 1000P를 기준으로 삼는다. 2분기 평균(754 포인트)과 지난해 같은 기간(774포인트) 대비 회복한 모습이지만, 유가 상승폭을 감안하면 성수기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해외 메이저 해운사들이 초대형 선박을 많이 발주하면서 해운 공급량이 늘어나 운임을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머스크라인과 MSC 등 글로벌 상위 7개 선사는 100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가 넘는 선복량(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선박의 용량)을 보유하며, 해운시장 75%를 점유하고 있다. 이 선사들이 선복량 2만TEU가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달아 투입하면서 중소형 해운사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도 해운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운송비에서 20~30% 가량을 차지하는 연료유 가격이 높아지면서 선사들의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졌다. 싱가포르 석유시장 기준으로 선박용 벙커C유 가격은 이달 7일 기준 톤당 456달러로, 지난해 평균(329달러)보다 38.6% 올랐다.
오는 2020년부터 선박유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가 적용되면 운송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해 연료비용으로 약 33억달러를 지출했는데, 황산화물 규제 이후에는 20억달러 가량이 늘어날 것으로 최근 분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대당 70억~80억이 들어가는 스크러버(저감장치)를 달거나 벙커C유보다 1.5배 비싼 저유황유를 도입하는 것 중 적합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올 2분기 19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오는 2020년 초대형 컨테이너 인도 시까지 적자폭을 최대한 줄이며 이탈 화주와 물동량 회복에 집중할 방침이다. 10월 초 전까지 신조 20척 발주를 앞두고 있다. 최건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문연구원은 "미주향 운임이 상승하고 있지만 10월 중국 국경절 이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요로 인해 선사들이 공급 조절을 어떻게 할 지가 향후 운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주 항로는 현대상선의 주력 노선이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해 3분기에 올해 3분기 실적은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유가와 용선료 상승 등 대외여건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유 사장은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나 "3분기 운임이 미주를 중심으로 오르고 있어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유가와 미중 관세 전쟁에 따른 물동량 변화 등 전체 상황을 보기에 (흑자 전환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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