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스타트업 일자리‘, 과감한 지원 필요하다
입력 : 2018-09-17 06:00:00 수정 : 2018-09-17 06:00:00
창업이 늘고 있다. 대규모 고용을 맡아왔던 전통산업의 구조조정과 그 여파,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인력감축이나 고용율의 감소로 인해 일자리 늘리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창업의 증가는 당장 실업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만 기업이 성장하면 고용 증대에도 기여하므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법인 수는 전년대비 2.3% 증가한 9만8330개를 기록했고 올해는 10만개를 넘어 12만개에도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30대 사업자의 법인설립도 대폭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따라서 정부는 창업일자리 창출에 큰 기대를 갖고 그 어느 때보다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얼마 전 부총리가 혁신성장 행사에서 창업일자리에 대한 브리핑을 했고, 대통령도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창업기업 하나에 평균 2.9~4명의 고용이 이루어지므로 신설법인 증가가 순 고용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창업친화적인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창업교육, 창업자금이나 투자확대, 창업공간의 제공, 인력 및 마케팅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을 하는 이유다.
 
하지만 창업이 장미빛만을 띤 것은 아니다. 창업에 비례해서 폐업도 증가한다. 신설법인이 많이 생기기는 하지만 상당수가 불과 몇 년을 못 버틴다. 2015년 기준 창업기업의 1년 생존율이 62.4%, 5년 생존율은 27.5%에 불과하다. 상당수 창업기업이 영세한 자본이나 낮은 기술력으로 인해 생존하기가 어렵다. 신설법인의 75.6%가 자본금 5000만원 이하이며 청년창업의 70%가 소자본 업종인 현실과 무관치 않다. 그러다보니 사람이 몰리지 않아 인력난이 심각하다. 설사 직원을 구해도 오래지 않아 떠난다. 작년 한 조사에 따르면 낮은 급여(16.1%), 열악한 근무여건(14.7%), 고용불안(12.3%), 폐업(12%)이 주원인이다. 스타트업 직원의 평균 근무기간은 21개월이다. 그러니 짧은 기간 쌓은 노하우나 팀워크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따라서 스타트업의 생존이나 지속성장을 위한 정부지원책도 이런 취약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인력문제가 초기창업자에게 가장 심각한 애로사항이다. 개발비나 운영비는 그렇다 치고 매월 나가는 인건비가 큰 부담이 된다. 혹자는 "직원 월급도 못주면 사업하지 말아야지"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는 창업에 대한 개념이 과거와 다르다. 단지 여윳돈이 있거나 직장생활하기 싫어서 하는 창업의 시대가 아니다.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있고, 열정과 절실함으로 재능발휘나 가치창조를 해보겠다는 도전적인 인재가 창업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기업의 탄생은 고용과 부가가치를 만드는 성장 동력으로써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창업지원에 나서고 있다. 창업가 한 사람 부자되라고 지원하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가 스타트업에 올인(all in)하는 창업가들을 격려하고 전폭지원해야 한다. 기업가 정신이 왕성한 초기창업가들이 사업에 전념하도록 사회적 안전망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창업가들의 역할이 절대 적인데도 대부분 고용지원이 피고용자에 국한된 것도 개선해야 한다. 고용주는 매출이나 이익이 없어도 직원들 급여를 꼬박꼬박 챙겨야 한다. 자신의 급여는 꿈도 못 꾸는데도 말이다. 정부는 왜 기존 일자리에 더 많은 지원을 하나? 창업가의 고용창출이 얼마나 힘든 건가를 알아야 한다.
 
정부는 스타트업의 피고용자에 2~3년간 임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기존 기업에 적용하는 고용지원을 과감히 스타트업에 적용하자. 나아가 창업자(self-employer)에게도 매출이나 이익 발생 전까지 일정기간 인건비를 지급할 필요가 있다. 초기에 창업가와 직원의 4대보험이나 세금·수수료의 감면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엄격한 기준과 원칙을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서 지원해야 할 것이다. 피고용자의 근로여건은 좋아지지만 초기 영세 스타트업의 창업자는 갈수록 어려움에 직면한다. 초기 고용비용 문제를 해소하여 창업 이후 ‘죽음의 계곡’을 건너게 하자는 것이다.
 
과거 1970년대 미국 일자리 82%가 신생기업에 의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도 90년대 이전까지는 무엇이든 만들면 팔리는 시장수요가 받쳐주므로 일자리가 많이 생겼다. 창업하기 좋은 시대였다. 하지만 요즘은 창업지원은 늘었어도 시장여건이 안 좋다. 틈새시장도 바늘구멍만큼 작아서 창업가들이 새로운 사업 찾기가 어렵다. 이 같은 환경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의 탄생은 큰 의미가 있다. 그 이면에는 스타트업을 일구어내는 창업가의 용기와 도전이 있다. 이들의 성공은 곧 우리 모두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그들의 고용안전망은 창업생태계의 핵심이다. 정부는 창업가와 스타트업 직원에 2년간 최저임금이라도 지원하길 바란다.
 
이의준 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경영학박사(yesnf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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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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