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재생엑스포)"도시재생으로 '강북 스타일' 만들어야"
전문가들 "강남과의 집값 격차 인정…고유한 정체성에서 가치 이끌어 내야"
입력 : 2018-09-15 10:57:07 수정 : 2018-09-15 10:57:0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도시재생 전문가 등 전문가들이 강남북 격차를 줄이려면 강북만의 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북 지역의 집값이 강남 지역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강북의 600년 역사를 살리는 방향으로 도시재생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서울시는 14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도시재생과 연관된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강남북의 균형발전, 도시재생으로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도시를 깨우는 비: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국내외 주요 도시 재생사업 성과를 소개하고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서울 도시재생 엑스포' 행사 중 하나다.
 
"강남만큼 집값 올리기,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날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최고 6배까지 벌어진 강남북 집값 차이를 당분간 줄이기 힘들다는 데에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짒값에 매몰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역사학자인 전우용 박사는 "20억원 하는 아파트를 어떻게 살 거냐"며 "최저임금 1만원도 못 주는 나라에서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가"고 반문했다. 이어 "강북의 집값을 강남만큼 오르게 하는 방식으로 격차 해소를 하는 건 인간성을 포기한 것이고 부도덕한 비전"이라며 "젊은 사람이 일해서 돈을 모으고 대출 후 빚을 갚아나가며 구매할 수 있는 집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석훈 경제학자는 "우리가 피해야 하는 건 문화의 '강남화'"라며 "강남과 얼마나 닮았는지 내세우는 게 아니라, 강북 지역들이 각자의 정체성을 발전시켜나가며 '강북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재생이 너무 이상적으로만 나가지 말고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과 강북은 원래 다른데, 다름에서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강북 가치는 10~20년 안으로 발현될 것이고 지금 이미 발현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 건물이 없는 강남 오피스에 대해 불만 가진 사람이 많은데 강북은 최근 공급된 물량들이 좋아 선호하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며 "도시재생이 역사와 가치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오피스 같은 직장과 공원을 더하면 강북은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민들, '주민 주도 도시재생'에 회의
 
전문가들의 토론 후 질의에 나선 시민들은 도시 교통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한 청년은 "교통이 편한 곳이 집값도 오르는 것 같다"며 "도시재생 주민도 주차장, 역세권 접근성 등을 고민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도시계획 부문을 연구해온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은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서 걸어서 10분 이내에 학교·학원·수영장 등 생활 필수재가 있으면 먼 거리 이동하는 교통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며 "한국은 처음부터 도시를 만들 때 긴 거리 이동하도록 만들어, 서울 평균 주행거리가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의 3~4배"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아는 재일 교포가 서울에 살 때는 자동차 유지비가 1개월에 30만원이었다가, 도쿄로 돌아가서 자전거를 타니 그 돈이 그대로 굳었다"며 "도쿄는 큰 도시인데도 자전거 탈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과연 도시재생 취지 그대로 시민이 주도할 수 있는지 회의를 제기하는 질의들도 많았다.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은평구 불광동 주민 유혜영씨는 "동네의 분명한 색깔을 찾아야 하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하기는 쉽지 않다"며 "전문가가 밑그림이라도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도 "도시재생 기간 5년이 충분한지도 모르겠고, 5년 이후 관이 철수했을 때 지역 주체인 주민이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민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전 박사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센터를 통해 일방적으로만 주도하면 주민들은 열의가 없고 땅값에만 관심 있게 된다"며 "역사 자원 등을 활용해 오래 살 동네를 만들 열의가 있는 주민 커뮤니티·코어를 먼저 만들고 전문가를 불러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도 "성과가 눈에 띄지 않으면 주민의 관심은 식게 마련"이라며 "전문적인 커뮤니티 관리 회사를 통해 주민 재조직화를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체·청년 운동·인간 담자" 의견에 다수 공감
 
포럼 마지막 순서는 인터넷으로 올린 시민 의견 중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 작성자 5명에게 소정의 상품을 주는 순서였다. 공감을 가장 많이 받은 의견들은 이날 포럼의 핵심 논의를 그대로 따라갔다.
 
'기계적 중립론'이라는 닉네임의 시민은 "공동체와 청년 운동으로 대표될 수 있는 '강북 스타일'을 구축하자"는 댓글로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다. 삶의 패러다임 변화, 인간 존중 등 가치를 도시재생에 담자는 의견들도 TOP 5에 들었다.
 
앞서 오프라인으로도 의견을 냈던 유씨는 인터넷 지중화 사업을 도시재생에 포함하자는 의견을 내 역시 많은 공감을 받았다. 전봇대를 없애면 전단지 부착, 쓰레기 무단투기 등 다양한 도시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길이 넓어지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기존 도시재생 사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도시재생 사업을 더 냉정하고 실리적으로 보자는 의견이 공감수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의견을 낸 홍윤택씨는 "실제 강북에 사는 주민 중 희생되거나 혜택보는 사람이 있을텐데, 희생에 얼마나 공감하고 혜택을 어떻게 나눌지 합의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도시를 깨우는 비:포럼'에 (왼쪽부터) 언론인 박종진씨,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 우석훈 경제학자, 전우용 역사학자,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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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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