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 회장과 소공연은 경찰에서 무혐의라고 판단한 사건을 정부가 들춰 소공연을 압박하고 있다고 반발하는 가운데, 고발인 측은 경찰이 최 회장 말만 듣고 사건을 무리하게 종결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쪽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2일 소공연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는 지난 4일 소공연에 중소상공인희망재단으로부터 위탁받은 소상공인 희망센터 사업 관련 서류 전체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2016년 희망재단과 위탁사업 용역계약을 체결한 뒤 소공연이 지급받은 사업비 4억6700여만원을 수입금액으로 결산서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앞서 동작경찰서는 최 회장을 2개월여 간 수사했지만 '혐의 없음'으로 서울지검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경찰이 무혐의 처리한 사건을 검찰이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최 회장을 고발한 쪽에서 경찰 수사가 미진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9부 관계자는 "형사사건의 경우 경찰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보완조사할 수 있는데 고발인 측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알려왔다"며 "이를 반영해 소공연에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상공인 총궐기 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발인 측에서는 직원 월급이 소공연과 희망재단에서 이중으로 처리됐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소공연과 희망재단 양쪽의 내부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파악한 뒤 관련 자료를 제출해 검찰 고발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고발인 중 한명으로 이름을 올린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정황만으로 검찰이 조사한다면 외압이겠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다"며 "경찰 조사가 미비했다는 걸 검찰에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희망재단 관계자는 "경찰 수사 당시 재단 측 회계처리는 문제 없었던 것으로 결론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공연이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014년 네이버가 불공정행위 관련 제재를 받지 않는 대신 상생기금 500억원을 출연해 설립된 중소상공인희망재단은 지난 정부에도 자금 횡령을 비롯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2015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감사 결과 비상금임원이 1억7000여만원의 부당 보수를 받은 것을 포함한 각종 비리가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희망재단 이사장을 겸직했던 최 회장 역시 관련 혐의에 연루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최저임금을 비롯한 정부 정책에 앞장서 반대하는 소공연을 길들이는 수단의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4월 소관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현장점검에 나선 데 이어 지난달 말 소공연의 최저임금 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앞두고 당시 이제학 상근부회장이 "소공연이 반정부 투쟁에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정부와의 대립구도가 부각돼왔다. 소공연은 관련 혐의에 대해 "당시 종료되지 않은 사업이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경찰에서 무혐의로 판단한 사건"이라며 부인하는 상황이다. 반면 고발인 측은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고발한 건임에도 정치적 외압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일부 언론이 고발인 측에서 무혐의를 인정했다고 보도하는 것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소공연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검찰의 자료제출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의자측에서 명시적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장 발부 등 구체적인 수사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지난 6월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2019년 최저임금 개정안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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