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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폭행' 궁중족발 사장·건물주, 도망 속도 놓고도 공방
"위협 느낀 모습 아니다" vs "발 얼어붙는 듯했다"
2018-09-05 17:38:29 2018-09-05 17:38:29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상가 임대료를 3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4배나 올린 건물주를 둔기로 내려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서촌 '본가궁중족발' 사장과 피해자가 사건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대면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살인 고의를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영훈)는 5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궁중족발 사장 김모씨에 대한 2회 국민참여재판을 열고 김씨로부터 폭행당한 건물주 이모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이씨는 "평소 피고인이나 피고인 주변 사람들로부터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느냐"는 검찰 물음에 "있었다. 여러번 집에 와서 저와 가족들에게 대를 끊어놓겠다고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또 "망치를 들고 내리는 피고인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느냐"는 물음에 "제 기억에 망치를 들고 내리는데 무서웠다.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생각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일어나서 도망간 이유에 대해서는 "무서웠다. 빨리 경찰이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기억했다. 또 "김씨가 휘두른 망치에 피하면서 머리를 두 번 맞았다"고 주장했다.
 
김씨 변호인은 여전히 살인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김씨 변호인은 이씨에게 "증인이 피고인을 발견하고 도망가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보면 천천히 걸어가는 데 위협을 느낀 모습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이씨는 "그때는 발이 얼어붙는 듯했다. 그 기억밖에 없다. 심리적으로 위협을 느꼈다"고 반박했다. 
 
김씨 변호인은 "전날 검찰이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며 망치로 머리를 1회 가격한 것도 살인미수 고의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는데 망치로 머리를 공격한다고 해서 고의가 인정되는 게 아니라 추가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영업을 시작한 김씨는 점포 개점 당시 보증금 3000만원에 월 임대료 263만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건물주 이씨가 2015년 12월 건물을 인수한 뒤 김씨에게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1200만원을 요구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이씨는 김씨에 대해 명도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뒤 수차례 강제집행을 시도한 끝에 6월4일 집행했다. 하루 뒤 김씨는 서울 강남구 한 골목길에서 이씨를 치기 위해 차를 몰고 돌진하고 도망치는 이씨를 쫓아 망치를 휘두르는 등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번 사건 이후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상가임대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관심이 커졌다. 1심 재판부는 공판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4일 첫 공판을 열었다.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단이 공판에 참석해 유무죄와 형량에 평결을 내리고 재판부가 이를 참고해 판결하는 제도다. 재판부는 5일 변론을 종결하고 배심원 평결을 거쳐 6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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