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3사 NCC 키우기 올인…SK이노는 비석유사업 강화
2018-09-05 17:23:39 2018-09-05 17:31:20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정유사들이 일제히 나프타분해설비(NCC) 짓기에 나서면서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유제품 수요 감소를 대비해 석유화학업체에 팔아온 나프타를 직접 분해해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업계의 '트렌드'가 됐다. 원가경쟁력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정유사가 신규 설비가 일제히 가동되는 오는 2022년 얼마나 하류(다운스트림) 제품의 경쟁력을 갖추고 판로를 확보할 지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2023년까지 5조원을 투입해 온산 공장에 연간 에틸렌 150만톤을 생산하는 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기존 70~80만톤 규모의 다른 공장보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5일 에쓰오일 관계자는 "폴리프로필렌(PP)나 폴리에틸렌(PE) 등 시장상황에 맞게 경쟁력 있는 품목으로 좁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도 지난 2월 전남 여수에 약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나프타는 물론 액화석유가스(LPG)·부생가스 등 다양한 원료가 투입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역시 2020년 상업가동이 목표다. GS칼텍스는 지난 1988년부터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해 중국 및 유럽시장에 진출해 온 판로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5월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2021년까지 에틸렌 75만톤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롯데케미칼을 통해 이미 석유화학 사업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다른 정유사들에 비해 비교적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반면 정유사 중 NCC에 가장 먼저 뛰어든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전기차배터리 등 비석유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 합작법인 SSNC를 2015년 설립해 넥슬렌을 생산해왔고,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중국의 시노펙과 중한석화를 세워 중국에서 에틸렌을 생산 중이다. 지난해 다우듀폰으로부터 에틸렌아크릴산(EAA),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수익의 한 축을 담당한 NCC 증설이 급격히 늘어나자 달갑지 않는 눈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NCC 증설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시장 상황에 맞게 인수·합병(M&A)이나 조인트벤처 기회는 늘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면서도 "1990년대 초 대산 석유화학단지 신규 가동으로 수 년 동안 국내 시장이 혼란했던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 뿐만 아니라 기존 NCC업체인 LG화학·롯데케미칼·여천NCC 등도 모두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중국의 신증설과 수요 둔화로 공급이 과잉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NCC 자체로는 기존 석화사업과 다를 바가 없고, 다운스트림에서 얼마큼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라며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품목을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