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알바생 감전사, '사람 없는 4차 산업혁명'의 단면
대형 택배업체 근로감독 예정…노동계 "후진국형 산재 사고"
2018-08-27 18:26:49 2018-08-27 18:26:49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CJ대한통운 허브터미널(물류센터)에서 택배 상하차 작업을 하던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감전사를 당한 것과 관련해 안전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CJ대한통운이 4차 산업혁명의 일환으로 물류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노동자 안전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는 27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을 중심으로 CJ대한통운 등 대형 택배업체에 대한 근로감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근로감독 대상은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택배 등 택배업체와 상하차 업무를 맡은 하청업체 10곳이다. 해당업체들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휴게시간을 제대로 준수했는지를 제대로 점검할 예정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는 8시간 근무 중 1시간을 휴식시간으로 지급해야 한다. 
 
CJ대한통운에서 작업자들이 터미널에서 택배상품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감전사고는 지난 6일 CJ대한통운 대전허브터미널에서 발생했다. 상하차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소속 김모(23)씨는 컨베이어벨트 아래에서 청소를 하다 감전사고를 당했다. 김씨는 폭염으로 윗옷을 벗고 작업을 하다 기둥에 몸이 닿으면서 감전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6일 오전 끝내 숨졌다. 경찰은 컨베이어벨트에서 누전이 됐는지 여부와 누전차단기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현장에서는 김씨가 12시간 근무하고 10분을 쉴 정도로 격무에 시달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노동계는 CJ대한통운이 노동자의 안전사고 예방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물류 자동화에 막대한 비용을 쏟으면서도 안전사고 예방에는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은 "감전사고는 노후된 설비와 작업자의 취급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는데, 자동화 과정에서 노동자의 안전문제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감전사고도 노동자의 안전을 소홀했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실제 물류업계는 물류 규모가 증가하고, 조기 배송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물류 자동화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물류업계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ICT 기술을 도입해 물류 산업의 지능화와 자동화를 도입하는 추세다. 택배 상품의 집하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이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물류업체가 배송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와 함께 분류 자동화 체계를 구축했다. 2016년 1227억원을 투자, 전국의 허브·서브 터미널에 휠소터(Wheel Sorter) 시스템을 구축했다. 허브 터미널(대분류)에서 서브 터미널(소분류)로 도착한 상품을 컨베이어벨트에 실어 보내면, ITS 스캐너가 택배상품을 택배기사의 권역에 맞게 소트로 보낸다. 택배기사는 소트에 상품이 들어오면 정리한 뒤 택배차량에 싣는다. 컨베이어벨트의 속도가 1분에 120 미터 이상으로 시간당 5000 상자 가량을 처리할 수 있다. 분류 과정의 간편화로 인해 생산성이 늘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CJ대한통운은 10월 경기도 곤지암에 아시아 최대 규모 허브터미널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후 일 평균 162만개의 상자를 분류하고, 11톤 화물차량 850여대가 동시에 상하차 작업을 할 수 있다. 물류업계는 노동집약적 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자동화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자동화시설을 갖췄지만 근무환경은 열악하다는 게 노동계의 중론이다. 노동계는 이번 사고를 후진국형 산재사고로 보고 있다. 택배 분류 공정이 자동화된 것과 반대로 감전 시 누전차단기조차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노동계의 설명이다. 재해자인 김씨는 전기가 통하는 공정에 윗옷을 입고 있지 않고 들어갔다. 감전사고에 대한 예방교육도 진행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사고가 난 허브터미널은 레일 3개당 선풍기가 1대씩 설치돼 있을 정도로 냉방시설도 취약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안전상 위험요인을 개선하고, 관련 정보를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사고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안전시설도 개선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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