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유엔인권선언이 규정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행정부 장관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로 열린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별 시도 규탄' 기자회견에서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유엔인권선언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한국에서도 대대적인 기념행사가 열릴텐데, 한국정부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임금 차별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에 알려야 한다는 사실이 비통하다"고 말했다. 유엔인권선언 제23조는 '모든 사람은 어떤 차별도 받지 않고 동등한 노동에 대해 동등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방문해 외국인 노동자 수습기간 별도 적용을 건의했다. 앞서 16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간담회에서도 외국인 노동자 1년차에 최저임금의 80%, 2년차 90%, 3년차 100%를 지급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집회 참여자들은 이러한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등화 시도가 근로기준법은 물론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주민센터친구의 이진혜 변호사는 "헌법 11조와 이를 구체화한 근로기준법 6조는 국적과 신앙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며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며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하는 현 정부가 외국인에게만 임금삭감을 확대하려고 시도할 경우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했다. 근로기준법 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해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중기중앙회의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별 시도를 최저임금 개악으로 규정하고 내국인 노동자와 연계해 강력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국내 노동자가 기피하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견디는 유일한 집단인 이주노동자를 겨냥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도는 결국 500만 저임금 노동자를 향한 위협이기도 하다. 내국인 노동자와 연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는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내국인 대비 87.4%인 데 비해 1인당 월 평균 급여는 내국인의 95.6% 수준이라는 이유를 들어 외국인 임금수준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진혜 변호사는 "법이 규정하는 차별금지를 무력화하는 근거로 제시한 자료가 회원단체 대상 설문조사 결과인데, 근무연수 차이 등을 밝히지 않고 유리한 숫자만 내세운 것은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로 열린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별 시도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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