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의 K스포츠 “288억원 강제 출연금 돌려주겠다”
입력 : 2018-08-12 12:06:18 수정 : 2018-08-12 16:53:04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파문의 시작이었던 K스포츠재단이 기업들에게 출연금 288억원을 돌려주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재단은 최근 기업들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2주 안에 출연금을 반환받을지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K스포츠재단은 지난 8일 기금을 출연했던 기업들에게 공문을 보내 “귀사가 민법 제110조 제1항에 의거해 출연 행위를 취소하고 출연금을 반환받겠다는 의사표시를 할 경우, 귀사의 출연금을 반환하려 한다”고 말했다. 민법 제110조 제1항에는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재단은 “출연금과 관련해 박근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1심 재판에서 강요죄 유죄 판결(귀사 등 출연기업은 강요죄의 피해자임)이 선고됐다”며 출연금 반환의 근거를 설명했다.
 
재단은 또 “본 공문을 수령하는 날로부터 2주일 이내에 출연 행위를 취소하고 출연금을 반환받을 것인지, 아니면 반환받지 않을 것인지 여부에 대해 재단법인에게 공문을 회신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2주일 이내에 공문 회신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출연 행위를 취소하지 않고 출연금을 반환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로 간주된다”고 덧붙였다.
 
 
K스포츠재단은 지난 2016년 1월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씨가 주도해 설립했다. 스포츠를 통한 국위 선양, 스포츠 인재 발굴 및 지원이라는 공익적 설립 취지를 내세웠지만, 검찰 조사 과정에서 최씨 개인의 영리 목적으로 운영된 사실이 밝혀졌다. 기업들이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금액은 모두 288억원(49개사)이다. 삼성 79억원, 현대차 43억원, SK 43억원, LG 30억원, 롯데 17억원, GS 16억원, 한화 10억원, KT 7억원, LS 6억원, CJ제일제당 5억원, 신세계 5억원 등이다. 롯데는 처음 출연한 17억원 외에 추가로 건넨 70억원의 경우 면세점 선정 등과 관련해 뇌물로 법원이 판단함에 따라 반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기업들이 출연금을 모두 되돌려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반환 금액은 재단의 채권·채무 등이 정리된 이후 법적인 비율을 따져 법원이 승인하면 최종 결정이 될 전망이다. 기업마다 내부 분위기도 엇갈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K스포츠와의 관계 청산을 위해 출연금을 돌려받고 싶어하겠지만, 다시 여론의 관심이 쏠릴 것을 염려해 선뜻 나서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재단이 자체적으로 정한 ‘회신기간 2주’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한 변호사는 “2주에 대한 부분은 해당 단체가 정한 기간으로 법적인 효력은 없다”고 말했다. K스포츠재단 관계자도 “출연한 모든 기업에 공문을 보냈다”면서 “반환금은 추후 결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K스포츠재단과 함께 국정농단의 실체로 관심이 집중됐던 미르재단은 지난 4월 청산 종결을 신고했다. 미르재단은 지난해 3월 설립 허가가 취소됐고, 출연금 486억원 중 462억원의 잔여재산은 국고로 환수됐다. 지난해 함께 설립 허가가 취소됐던 K스포츠재단은 임직원들이 이에 대한 행정소송을 냈지만 지난 7월27일 패소해 청산절차가 진행 중이다. 청산에는 4~5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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