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문 대통령에 SOS…3차 남북정상회담 8월로 당겨지나
난항 겪는 북미협상 돌파구로…13일 고위급회담서 날짜·장소 나올 듯
입력 : 2018-08-09 18:23:41 수정 : 2018-08-09 18:23:41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을 북측이 먼저 제의한 건 북미 간 비핵화 및 평화체제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사실상 우리측에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선종전선언’과 미국의 ‘선비핵화’ 주장이 평행선만 달리는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을 일종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9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오전 통지문을 보내 “13일 고위급회담을 개최해 4·27 판문점 선언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남북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즉각 회담 개최 제의에 동의하는 통지문을 전달했다. 북한은 고위급회담에서 우리 정부에 연내 종전선언 추진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연내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관영매체를 통해 우리정부가 종전선언 추진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비판하며 종전선언 채택을 거듭 촉구했다.
 
실제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속도를 내던 비핵화 협상은 북미 간 실무협상에 들어서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협상 초기 한미연합군사훈련 유예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미국은 최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강경파가 전면에 나서 ‘비핵화 협상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고 ‘비핵화 전 제재완화는 없다’는 원칙론을 다시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종전선언에도 소극적인 자세다.
 
일각에선 북한이 우리 정부에 회담을 요청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남북이 이심전심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번째 만남에 어느 정도 사전 교감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먼저 ‘정상회담 준비’라는 명확한 주제를 정하고 고위급회담을 요청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우리가 요청받은 당일 수락한 것 역시 이례적이다. 회담까지 남은 준비 기간이 불과 나흘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다.
 
미국의 강경한 태도에 남북교류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도 이런 배경과 일맥상통한다. 남북은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이산가족 상봉행사, 군사긴장 완화, 체육·문화 교류 등의 약속을 차근차근 이행 중이다. 그러나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막혀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 철도와 도로 현대화 등 경제교류는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오히려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압박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해야할 상황이다.
 
결국 지금의 교착상황을 뚫기 위해선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며, 그것이 바로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결론을 남북이 함께 내린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5월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서한으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일방적으로 취소될 위기에 놓이자, 이틀 뒤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깜짝 개최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바 있다.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시간 이내에 모든 일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회담 개최 결정에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일단 이번 고위급회담에 대해 “남북이 만나봐야 의제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지금은 북측으로부터 전통문이 왔고 우리는 성실히 임하겠다는 것 외엔 밝힐 내용이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구체적인 남북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잡힐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4·27 판문점 선언에는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명시돼 있지만, 남북 고위급간 협상에 따라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판문점이나 금강산 개최로 변경할 여지도 있다. 또한 당장 오는 20~26일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예정된 만큼 상봉 행사 기간 열릴 가능성이 열려 있다. 9월부터 이어지는 다양한 정치외교 일정 역시 8월 개최에 힘을 싣는다. 다음달 9일은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이며, 중순에는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가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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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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