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만 팔겠다는 공영홈쇼핑, 판매제품 30% 퇴출 '논란'
엄격한 공공성 공감 얻지만…국내 정착 지원·대기업 집중 판로 개선 등 병행 필요성
입력 : 2018-08-09 17:04:57 수정 : 2018-08-09 17:04:57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중소기업의 판로 지원을 위해 출범한 공영홈쇼핑이 내년부터 100% 국내 생산 제품만 취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기존 해외 생산기업들이 퇴출 위기에 처하며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취지는 일정부분 공감을 얻고 있지만,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생산 기업을 국내로 유인하거나 대기업 납품에 쏠린 중소기업 판로 구조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정책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9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은 지난달 말 기준 올해 공영홈쇼핑 입점·판매제품 1129개 가운데 324개(28.7%)에 달하는 해외 OEM 제품이 퇴출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2015년 공영홈쇼핑 개국 이후 지난달까지 기준으로도 총 판매제품(3672개) 중 OEM은 27%(994개)에 이른다.
 
김 의원은 "중소기업과 농어민 판로 지원 차원에서 공영홈쇼핑의 국내 생산제품 취급 방침은 공익 실현 목적에 부합한다"면서도 "당장 퇴출 위기에 처한 OEM 납품기업에 대한 구체적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성급한 결정이 나온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국 3주년을 맞은 공영홈쇼핑이 1일 국내 생산 제품만을 판매하기로 결정한 이후 하루아침에 판로가 막힐 위기에 처한 기존 OEM 납품기업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공영홈쇼핑에서 베트남 OEM 생산으로 의류를 판매하는 업체 대표는 "국내 제작으로 돌리면 판가가 급격히 올라간다"며 "외국에서 만드는 이유가 있다. 사실상 입점을 포기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공영홈쇼핑이 국내 제조 상품을 취급하는 것이 설립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도 주요하게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유통센터(50%), 농협경제지주(45%), 수협중앙회(5%) 등을 주주로 두고 있는 공영홈쇼핑은 판매수수료를 23%에서 20%로 내리는 등 공공성 강화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해외 OEM을 이용하는 기업 역시 중기부가 보호할 대상이지만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은 좀 더 엄격한 공공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며 "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 지원 확대 필요성과 맞물려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생산기업 지원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해외 OEM 업체의 국내 정착 지원을 비롯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점은 문제로 꼽았다. 김홍기 한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OEM은 국내 브랜드를 사용해 유통 부가가치 등이 창출되기는 하지만 제조과정의 상당부분이 해외에서 이뤄져 순수 국내 중소기업 판로 확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공영홈쇼핑 설립 취지를 감안하면 국내 제조기업 지원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했던 기업 상당수가 중국 여건이 어려워진 이후 베트남 등 동남아로 다시 이전하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국내로 유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세제혜택이나 토지 저가 분양 등 비용부담에 처한 기업들이 국내에 정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납품에 집중된 중소기업 판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제조 중소기업 수출 비중이 8.7%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중소기업 간 납품을 포함해 결국 대기업 납품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국내 생산으로 최종재를 만드는 기업이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국산만 강조하면 물건을 팔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 취지는 좋지만 국내 기업들 준비가 아직 안 된 것으로 본다. 최종재를 만드는 기업을 육성하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공영홈쇼핑 개국 3주년 기념식에서 최창희 대표(왼쪽 첫번째)와 임직원들이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생산·제조한 제품만을 판매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 선언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영홈쇼핑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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