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원 조정절차도 결렬…삼성 임단협발 최초 파업 초읽기
내달 중순 쟁의행위 찬반투표 진행…노조활동 보장·성과연봉제 폐지 놓고 갈등
2018-07-31 15:54:45 2018-08-01 14:43:09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삼성 계열의 보안 전문기업 에스원이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놓고 사측과의 계속된 갈등 끝에 노조가 파업 수순에 착수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삼성 계열사 최초로 임단협 갈등이 파업까지 이어진 사례로 기록되게 된다. 
 
31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에스원노조는 내달 중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사는 지난 26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절차를 거쳤지만 끝내 결렬됐다. 노조는 현재 쟁의권을 얻기 위해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이 전국에 분포한 점을 고려해 파업 동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에스원노조가 지난 27일 본사 앞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민주노총 에스원노조
 
노사는 올 초부터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그간 17차례 만나 서로의 요구안을 검토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현재 양측은 노조활동, 임금체계, 승진제도와 관련해 이견이 큰 상태다. 노조는 노조 사무실과 전임자의 근로시간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존 노조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회사 밖에 노조 사무실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가 거부했다. 사측은 이와 함께 노조 전임자에 한해 연 3000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하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조합원수에 비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금체계와 승진제도도 이견이 큰 현안 중 하나다. 노조는 성과연봉제 폐지를 꺼내들었다. 에스원은 '가·나·다·라·마' 등급으로 분류되는 성과연봉제를 운영 중이다. 가(10%)·나(25%) 등급은 연봉이 오르고, 라(10%)·마(5%) 등급은 연봉이 깎인다. 중간인 다 등급에 대상자의 50%가 배치된다. 노조는 무엇보다 성과평가가 평가자 주관에 좌우되는 인상평가로 진행돼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영업직을 제외하면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 등급이 결정된다"며 "향후 노조 가입을 이유로 낮은 평가를 받는 일이 없도록 성과연봉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특정 호봉 이상이 되면, 자동 승진하는 제도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기근속을 해도 승진을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직원들 사이 연봉 역전현상도 발생한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앞선 관계자는 "50대 대리가 있고, 과장 연봉이 사원이나 대리보다 작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스원 측은 "성과를 측정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건 회사의 정책이기 때문에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합법적인 노조 활동은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다음달 10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쟁의행위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 본사 앞 집회는 물론 파업 투쟁도 검토 중이다.
 
에스원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삼성 계열사 가운데 임단협 갈등 끝에 빚어지는 최초의 파업 사례가 된다. 지난 2015년 삼성테크윈 등 4개사가 한화로 매각될 당시 삼성테크윈노조는 매각을 반대하는 부분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에스원 사례처럼 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파업에 나선 경우는 없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