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단협 조기 타결…계열사는 속속 파업 준비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비엔지스틸 임단협 결렬, 파업으로 회사 압박
현대차 임단협 합의안에 계열사 노조 '불만'…현대차 노조는 하후상박 연대 나서
2018-07-30 17:10:50 2018-07-30 17:10:50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제조 계열사 노사가 올해 임단협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계열사의 임금 인상폭은 통상적으로 현대차보다 낮은데, 현대차 임금 인상폭이 낮게 나오면서 제조 계열사 임단협은 조합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선에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가 8년 만에 임단협을 마치고 느긋한 여름휴가를 맞지만 제조 계열사는 임단협 체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30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 제조 계열사인 현대로템,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제철 등은 임단협이 잇따라 파행됐다. 현대로템지회와 현대비앤지스틸지회는 각각 지난 16일과 26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제철 노사는 27일 4차 교섭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는 다음달 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이들 노조는 사내에서 임단협을 해도 실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절차를 진행한 뒤 이견이 계속되면 쟁의행위에 나선다. 내달 초 쟁의대책위원회를 꾸려 파업 준비에 들어간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대의원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이 여름휴가 시즌(7월30일~8월3일)을 맞았지만 제조 계열사의 갈등은 오히려 커지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협력업체 대부분이 이 기간 동안 일괄적으로 쉰다. 현대차를 비롯한 제조 계열사 노사는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했다. 지난해 임단협이 올해 1월 끝나면서 노사 모두 올해 임단협은 조기 타결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현대차만 27일 임단협 조인식을 체결해 목표를 달성했을 뿐 제조 계열사 대부분은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 현대비앤지스틸, 현대로템, 현대엠시트, 현대위아 등의 노조는 30일 현재 사측의 임단협 요구안을 확인도 못했다. 이들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올해 임금인상 요구안(14만6746원)'을 교섭에서 제안했다. 노사가 각각 임금인상률을 제안하면서 절충점을 찾는 게 임단협 교섭 방식이다. 회사는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별도의 요구안을 내지 않아 임단협에 진전이 없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섭이 풀리기보다 오히려 꼬이는 형국이다. 
 
이들 노조는 현대차 노사의 교섭이 끝날 때까지 회사측이 시간을 끌었다고 비판했다. 임단협 조기타결을 목표로 하면서 회사가 오히려 교섭을 지연했다는 것이다. 현대로템지회는 "올해는 빨리 임단협을 끝내려고 했지만 이달 열린 7차 교섭에서도 회사는 아무런 요구안을 내지 않았다"며 "조기 타결을 요구한 조합원 바람을 무시하고 그룹사 눈치만 본다"고 비판했다.
 
현대비앤지스틸지회는 제조 계열사 수준으로 처우를 높이기 위해 교대제 수당(4만원)과 성과급 인상(200% → 300%)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노조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장기성 현대비앤지스틸지회장은 "임금과 처우 모두 현대차의 70% 수준이었다"며 "실적이 좋고, 직원이 열심히 일해도 현대차의 임금인상폭을 넘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현대제철지회는 네 차례 교섭 끝에 쟁의행위를 준비하는 강수를 뒀다.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강대강 대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 계열사 노조는 올해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합의안(기본급 4만5000원 인상, 성과금 250%+280만원)에 불만을 나타냈다. 올해도 현대차 노사의 임금인상폭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기본급 인상폭은 1만3000원, 성과금은 50% 낮아졌다. 계열사 임금인상폭도 함께 떨어질 것으로 노조는 우려했다.
 
제조 계열사 노사의 임단협이 난항을 겪는 건 자동차업종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1% 감소했다. 3분기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조기 타결한 것도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노조 조합원의 공감대가 깔렸기 때문이다. 대신 현대차지부는 '하후상박 연대임금 체계'를 제안했다. 거래 관행을 재정립하고, 상생협력기금 등을 마련해 사내하청·계열사 노동자의 임금 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해 별 다른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아차지부도 최근 조합원 72.7%가 쟁의행위에 찬성해 파업권을 확보했다. 여름휴가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파업 준비에 돌입한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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