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종합유선방송업체 딜라이브(옛 씨앤앰) 노동조합이 KT는 매각 대상자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KT는 구조조정 등 노사 문제가 끊이지 않아 매각될 경우 딜라이브 원·하청 직원의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감에서다.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지부(노조)는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에 반대하지 않지만,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케이블방송의 공공성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인력 퇴출프로그램을 운영한 KT에 매각은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딜라이브노조가 26일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구태우 뉴스토마토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되면서 이 시장 1위 KT도 유력한 구매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딜라이브 노조가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도 KT의 인수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장기근속자, 명예퇴직 거부자, 노조 조합원 등을 내보내기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는 게 노동계 설명이다. 프로그램 대상자 명단에 오르면 전직 또는 전보조치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퇴사를 거부할 경우 해고 당했다.
노조는 이러한 이유로 KT에 인수되면 딜라이브 원·하청직원의 고용승계가 불투명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구조조정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서광순 지부장은 "딜라이브 직원은 사모펀드에 넘어가면서 구조조정을 겪었고, 10여년 째 회사 매각의 두려움을 안고 산다"며 "노동자의 고용 보장이 없는 한 매각을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딜라이브 매각 가능성이 높아졌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딜라이브의 주채권단인 시중은행은 수년째 묶인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다 유료방송 합산 규제가 지난달 27일 끝나면서 딜라이브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전까지 케이블TV·위성방송·IPTV 등을 운영하는사업자가 전체 가입자 수의 33.3%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는데 효력이 정지됐다. 과포화 상태인 유료방송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케이블TV 업체 중 매물로 거론되는 곳은 딜라이브와 CJ헬로다. 가입자수는 CJ헬로가 가장 많다. 딜라이브는 수도권 지역에 240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독과점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입자 수가 적은 딜라이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노조의 움직임은 인수 의사가 있는 업체에 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노조는 인수 조건으로 고용보장과 방송 공공성을 꼽았다. 딜라이브를 분할 매각하는 것도 반대했다. 지역채널로서 지역민에게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조건도 내걸었다.
노조는 "공공성, 노동권, 시청자 권리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인수합병이 이뤄져야 한다"며 "케이블방송에 대한 미래 전망을 바탕으로 투자가 진행되고, 좋은 일자리가 창출된다면 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공공성이 훼손되고 고용불안이 야기된다면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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