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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저축은행, 중앙회 새 전산에 불만…자체 전산 구축 움직임
중앙회 전산 매달 오류 발생…자체 전산보다 상품 개발 유연성 떨어져
2018-07-18 08:00:00 2018-07-18 08: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저축은행중앙회 통합 전산망(IFIS)을 이용하고 있는 중·대형 저축은행들이 자체 전산망 구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회 IFIS의 경우 자체 전산망보다 유연성이 떨어져 자체 상품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자체 전산망을 확보한 경쟁사들은 비대면 채널 등 다양한 상품을 전산에 안정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1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A저축은행은 중앙회 IFIS 안정화가 지연되며 자체 할부금융 플랫폼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앙회가 교체한 새 전산시스템의 오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내부 플랫폼 구축 속도도 늦춰지고 있다"며 "자체 전산을 구축한 저축은행에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앙회 전산은 지난 2월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을 가입하거나 상환할 때 서민금융진흥원이나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심사 연동에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타 금융기관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되 일시적으로 금융서비스가 잠시 중단됐다.
 
지난 4월에는 800여명의 고객에게 1억원가량이 이자가 과다지급되기도 했다. 이자 과다지급의 원인은 전산시스템이 올해 1분기 예금 결산을 하면서 이미 지급된 지난해 4분기 이자분을 중복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B저축은행은 최근 자체 전산망 구축을 이사회 안건에 상정할지 논의하고 있다. 중앙회 전산이 잇딴 오류로 안정화가 더딘 반면, 자체 전산을 활용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체 전산망 구축에는 수백억이 투입되지만 향후 변화하는 금융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체 전산망이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이 많았다"며 "향후 자체 전산망 구축이 가능한 지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체 전산망을 이용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상품 개발 등 비대면 채널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2013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가지고 있던 1, 2, 3, 4 전산망을 운영하게 됐다가 2014년 11월 통합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후 자체 전산에 특화된 모바일 중금리대출 상품 사이다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지난 5월 말 기준 누적대출액 5000억원을 돌파했다. 누적대출액 5000억원 돌파는 저축은행 자체 중금리 상품 중 처음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4월 자체 전산시스템을 기반으로 모바일 금융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이하 웰뱅)'을 출범시켰다. 이 플랫폼은 출범 한 달 만에 누적이체금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가입자 역시 1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회 전산을 이용하는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당초 중앙회는 전산시스템을 교체하며 과거 노후화된 전산에서 발생한 오류를 줄이고 비대면채널 등 자체 플랫폼 접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지금까지는 크게 나아진 것이 없어보인다"며 "자체 전산을 활용하는 저축은행과의 경쟁이 힘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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