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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과실" vs "천재지변"…'이스타 결항사건' 손배소 시작
13시간 대기 끝 결국 결항…피해승객 70명, 1억500만원 청구
2018-07-11 17:21:08 2018-07-11 17:21:12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아시아나 노밀 사태로 운항이 지연돼 승객들의 집단 소송 제기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운항 취소로 인한 이스타항공에 대한 승객들이 제기한 1억대 소송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한경환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시작한 첫 변론기일에서 승객 70명이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1억 5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를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해 오키나와 운항이 계획됐지만 결국 결항된 사건에 대해 각자 다른 주장을 펼쳤다.
 
이스타항공 측은 “지난해 운행 전 짙은 안개가 껴서 오전 내내 항공기가 이착륙을 할 수 없어 이날 하루만 300여편 이상 지연이 발생했다”며 “인천공항에서 착륙 수용을 제한해 김포공항으로 여러 번 돌아갔다. 항공업계에서는 천재지변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과 별개로 진행 중인 지연에 대한 손배소에서도 귀책 사유가 없어 보상 책임이 없지만 승객들의 고통을 감안해 강제조정에 응했다”고 말했다.
 
항공사업법에 따르면 항공교통사업자는 항공교통이용자가 피해를 입을 경우 피해 구제 등을 이행해야 한다. 다만 기상악화, 천재지변, 안전운항을 위한 정비로서 예견하지 못한 정비 등에 해당하는 경우 예외 사유가 된다.
 
이에 승객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예율의 김지혜 변호사는 “기상악화가 원인이 아니다. 수하물을 이미 다 실은 상태에서 승무원이 한 명 부족해 이륙을 못하는 상황이었고, 결국 기다리다 다른 항공일정으로 수하물이 내려졌고 다른 목적지에 가는 승객들이 탑승했다”며 “승무원 부족은 항공사의 통제범위 밖에 있는 불가항력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승객들이 13시간 상당을 대기하다가 대체편 제공이 없는 결항 통지를 받았고, 기상 악화로 비행 운항이 불가능했던 시간은 이중 일부였다”며 “위로금 차원에서 10만원을 지급하며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서 작성을 요구해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측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적정 금액을 비교해보며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이스타 측에 결항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승객들은 수 백 명 더 있고 두 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 변호사는 “항공 지연 및 결항에 관한 손해배상소송은 항공사가 원칙적으로 책임을 갖고 있으며, 면책 사유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에 유리한 소송 구조”라며 “아시아나 건으로도 소수 소비자들이 상담을 요청해왔지만, 다수가 모여 제기하지 않는 이상 힘들다”고 밝혔다.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공급 차질과 운항 지연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기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 출발 시카고, 방콕 행 아시아나항공 비행기가 지연됐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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