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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장소, 센토사섬 카펠라호텔 확정
성 김-최선희, 6차 의제협상…정상회담 결과 초안 작성한 듯
2018-06-06 16:00:17 2018-06-06 16:00:17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내달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6일 북한과 미국은 판문점에서 막판 의제조율에 나섰다. 정상회담 결과 초안 작업까지 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방법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 보장방안을 놓고 어떤 논의가 있었는 지 관심이 쏠린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이 각각 이끄는 양측 협상단은 이날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 의제관련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이 정상회담 의제 논의를 위해 마주앉은 것은 지난 달 27일과 30일, 지난 2~4일에 이어 이번이 6번째다. 새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비무장지대(DMZ)에서 미 대표단이 북측 대표단과 외교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며 긍정적 논의와 중대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한 바 있다. 4일 열린 다섯 번째 협상에서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비핵화 방안을 놓고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접근법과 미국의 일괄타결 해법 사이에서 어떤 방식으로 합의를 도출할 지가 관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김영철 북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후 “한 번에 (비핵화가) 될 거라고 얘기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게 얘기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단계적 북핵 해법을 고려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전문가들도 북미 양측이 로드맵 상으로 북핵문제를 일괄 타결한다 하더라도 향후 북한 내 플루토늄·농축우라늄 폐기와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경제적 지원 등 이행방식은 단계적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들고 나온 종전선언 문제가 어디까지 조율됐는지도 관심사다. 미국 입장에서 종전 선언은 제재 해제나 경제적 지원 없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를 시작하게끔 하는 조치로 사용할 수 있다. 12일 회담을 통해 종전 선언을 이끌어내고 이후 추가 회담을 계속 진행하면서 양측의 이견을 조율해 나간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여부도 종전 선언 발표 여부에 달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축소·철수 등은 이번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나서서 “주한미군은 북한과 전혀 관계없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북한과 정상회담에 있어 주한미군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방북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한다고 말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샌더스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 센토사섬 내 카펠라호텔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카펠라 호텔이 위치한 센토사섬은 넓이 4.71㎢로 싱가포르 본토와 700m 길이의 다리와 케이블카, 모노레일로 연결돼 있다. 이들 길목만 막으면 외부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 보안 측면에서 회담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관보를 통해 오는 10~14일 샹그릴라 호텔 주변(탕린 권역)에 이어 센토사 섬 전역과 섬과 본토를 잇는 다리, 주변 구역을 특별 행사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확정된 싱가포르 센토사섬 내 카펠라호텔 전경. 사진/카펠라호텔 홈페이지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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