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정부가 가계부채의 뇌관 중 하나로 지목되는 자영업자(소호) 대출의 증가세를 꺾기 위해 대출 규제를 시행한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소호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와 부동산임대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득대비대출비율(LTI), 이자상환비율(RTI) 등 지난 3월 도입된 대출 규제안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소호대출 잔액은 206조3524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5553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말 201조7667억원이었던 소호대출 잔액은 매월 1조원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호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 2월 1조4114억원, 3월 1조6190억원 늘었다.
이같은 소호대출 증가 추세가 이례적으로 보이는 것은 금융당국이 지난 3월 소호대출 증가 추세를 막기 위해 LTI, RTI 등을 도입하는 규제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LTI는 개인사업자의 근로소득, 영업이익을 총 부채와 비교한다. 개인사업자가 1억원 이상의 신규 대출을 받을 경우 LTI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은행이 개인사업자에게 10억원 이상을 대출할 경우 LTI 적정성에 대한 심사 의견을 남겨야 한다. 개인사업자가 가계대출을 비롯해 소호대출까지 두가지 채무에 대한 부담을 안아야 하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소호대출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소호대출 증가세는 소폭 줄어들었다. 전월 대비 소호대출 증가율은 지난 2월과 3월이 각각 0.70%, 0.80%였으나 지난달 -0.76%를 기록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지난달 소호대출 증가율이 둔화된 원인으로 정부의 대출규제안보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전히 소호대출이 1조원대로 지속적으로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호대출의 경우 차주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특히 대출 자금이 부동산쪽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이 다소 악화되면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출 규제로 인한 감소보다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등 부동산 규제정책의 영향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역시 소호대출 증가세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강화와 신(新)DTI 도입 등으로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개인사업자들이 운전자금으로 소호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등 규제회피적 대출을 통해 유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은행권은 금융당국이 개인사업자가 소호대출을 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지 점검하는 기준을 높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 회의에서 소호대출의 용도 외 유용 사후점검 기준을 정비하기로 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도 소호대출을 받은 고객이 다른 용도로 자금을 사용했는지 점검해왔는데 보다 깐깐하게 점검하기 위한 방안을 자체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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