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현민 매주 이민가방으로 9년간 밀수"…증거 인멸 지시도
명품백 등 사치품 이민가방에 담겨 국내로 밀반입…"9년 동안 매주 2~3회 밀반입 업무했다"
2018-05-03 15:01:21 2018-05-03 15:23:54
[뉴스토마토 구태우·신상윤 기자] 조양호 한진 회장 일가가 매주 이민가방을 통해 사치품을 밀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값비싼 명품은 물론 초콜릿과 과자까지 이민가방에 담아 밀반입했다는 주장이다. 총수 일가의 호화로운 생활을 위해 대한항공이 동원됐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 일가의 밀수와 세금 탈루 의혹이 나오자 이메일 등 증거자료를 인멸하라고 지시해 파장이 예상된다. 
 
조현아 전 칼호텔 사장(왼쪽)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오른쪽). 사진/뉴시스
 
3일 <뉴스토마토>는 조 회장 일가의 사치품 밀반입에 관여했던 대한항공 외국지점 전·현직 직원의 증언을 입수했다.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조 회장 일가의 사치품 구매는 본사와 인천공항, 현지 지점 직원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과정은 대략 이렇다. 대한항공 본사 직원이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조현아 전 칼호텔 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주문한 물품 반입을 요청한다. 이메일은 외국 지점, 인천공항 등 극소수의 담당자에게만 전달된다. 현지에 도착한 항공기의 승무원이 빈 가방을 해당지점 직원에게 준다. 현지 여객지점은 조 회장 일가가 주문한 사치품 등을 가방에 채우고 다시 담당자에게 건넨다. 이 직원이 공항까지 가방을 운반해 귀국편 비행기의 사무장에게 전달한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에만 세 차례 이민가방이 국내로 반입됐다. 
 
전직 직원인 A씨는 "해외의 여객지점장이 법인카드나 개인카드로 조 회장 일가 물품을 구매하고, 지점에 물품이 오면 운송 절차가 시작된다"며 "한 번에 이민가방 3개를 전달한 적도 있고, (부피가 커) 차에 다 못 실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조 회장 일가가 물건을 제때 받지 못하면 난리가 났다. 윗사람들이 혼났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여객지점에서 물건을 받아 공항까지 운반하는 역할을 했다. 조 회장 일가의 물품을 안전하게 귀국편 사무장에게 전달하는 게 A씨 업무 중 하나였다. A씨는 "9년 동안 2명의 직원이 이민가방을 전달하는 업무를 했다"며 "한두 번 궁금해서 보니 명품백이었고, 과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조 회장 일가의 사치품 밀반입은 매주 2~3회에 걸쳐 이뤄졌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조 회장 일가 물품은)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고 밀수됐다"며 "일주일에 두 번씩 큰 가방과 중간 크기의 가방을 (국내로)보냈다"고 말했다. 
 
조 회장 일가의 밀반입 관련 증거 은폐를 지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달 본지 단독보도를 통해 조 회장 일가의 명품 밀반입 의혹이 불거지자, 대한항공 운항총괄 C씨는 이와 관련된 이메일 등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A씨는 "조현아, 조현민의 물품과 관련된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했다"며 "증거 인멸을 지시한 사람은 본사에서 파견을 보낸 운항총괄 매니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현지 지점에서 이메일을 지우라고 한 정황은 있을 수 있지만 회사 차원에서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한항공 직원들은 4일 오후 7시 조 회장 일가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연다. 직원들은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가면을 쓰고 참여한다.
 
구태우·신상윤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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