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국회에 계류 중인 남북경제협력 관련 법안 처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합의한 이 선언에는 2007년 발표한 10·4 선언에 제시된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내용이 담겼다.
20대 국회는 일찌감치 남북 해빙무드에 대비해 법안을 준비해왔다. 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남북 관련 법안이나 결의안은 모두 49건이다. 이 중 처리된 것은 5건에 불과하다. 남북관계 발전법과 이산가족 상봉 결의안, 남북관계개선특위 활동과 관련한 안건 정도로, 그동안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대부분 법안이 먼지만 뒤집어썼다.
발의된 법안들은 주로 남북 교류협력을 지원하고 이를 확대 강화하는 성격을 띤다. 크게 남북 경협을 위한 교류 확대 지원와 개성공단 피해자 보상 등으로 나뉜다.
지난 3월 말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 개정안’은 남북관계 경색 등 경영 외적 사유로 경협사업자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포괄적 법적근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현재 남북경협기금 보험 가입자는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미가입자의 경우 손실 시 한 푼도 보상받지 못한다.
다른 개정안은 20대 국회 들어 11건이 더 발의됐다. 대부분 여당 의원들이 제출한 것들로, 해당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일위에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개정안은 남북주민 간 전화나 편지, 전자우편 등 연락 채널을 활성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민간의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 내용과도 일정부분 부합한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이 내놓은 개정안은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남북한 또는 제3국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명시하는 내용이다. 현재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한을 우회해 남한의 기술, 북한의 노동력과 러시아·중국 등 제3국의 북한 접경지역에서의 협력사업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우상호 의원은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승인과 신고 요건을 완화하고, 필요한 경우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한 개정안을 제출했다. 홍익표 의원의 개정안은 남북한 교역에도 자유무역 원칙을 적용해 남북관계 특수성에 따른 제한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윤후덕 발의 개정안은 일부 민간단체의 대형풍선기구 등을 이용한 대북전단 살포행위가 충돌과 갈등을 유발하는 만큼 이를 금지하고 있다. 평화당 최경환 의원과 박선숙 의원은 각각 시기를 달리해 남북협력기금 용도에 관광·보건의료·환경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냈다. 현재는 문화와 학술·체육 분야로만 제한된다.
판문점 선언으로 2년3개월 넘게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 재개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덩달아 2년 가까이 빛을 보지 못 한 개성공단 특별법 처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심재권 의원이 지난 2016년 7월 발의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협력업체들이 입은 피해를 전액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다가올 북미 정상회담은 주요 관문이다. 대화가 잘 풀리면 개성공단 재개나 금강산관광 재개 등으로 주제가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 입법도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한 의원은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당시 합의한 다양한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 개정안이나 결의안 등 추가입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가 TF를 발족하기로 한 지난달 30일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에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희망 메세지가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