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매출액의 3.5%를 연구개발비(R&D)에 투자하며 2년 연속 3%대를 기록했다. LG화학의 R&D 비중은 독일 바스프와 미국 다우케미칼 등 세계적인 석유화학 기업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고부가 기초소재와 정보전자소재, 전기차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3일 <뉴스토마토>가 석유화학 3사(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와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연구개발비는 LG화학이 897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과 비교하면 2130억원 늘어난 규모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5%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3.3%보다 금액과 비중 모두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917억원을 지출했다. 전년보다 연구개발비가 44% 늘어났지만 매출액 대비 비중은 0.58%에 그쳤다. 업계 3위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매출액의 1.4% 수준인 539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정유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200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 35% 증가한 규모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43%를 기록했다. 이어 GS칼텍스 556억원(0.19%), 에쓰오일 164억원(0.08%), 현대오일뱅크 49억원(0.036%)의 순이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한 정유 3사는 매출액 증가에도 연구개발비를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최근 몇 년 새 '탈정유'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정유사들이 화학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연구개발 투자에서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주로 석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석유화학제품을 가공, 판매하는 사업 위주로 구성돼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도가 유화기업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화학소재 분야의 경쟁력 제고 필수조건으로 뚝심있는 투자와 기술개발을 꼽는다.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은 '벼락치기'식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만큼 매출의 일정 비율은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세계 1위 화학소재기업 바스프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2013년 3%대로 올라선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2위인 다우케미칼 역시 2014년(2.8%)을 제외하고는 2012~2016년 연구개발비 비중이 3%대다. 지난해 다우듀폰으로 합병한 듀폰은 매출액의 5~8%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구개발비로 쓴다.
국내에서는 R&D 모범생으로 통하는 LG화학이 유일하게 3%대를 기록 중이다. LG화학은 올해 연구개발비를 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2% 늘려잡았다. 기초소재부문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비롯해 자동차전지 소재, 기능성 필름과 수처리 필터 등 주로 신성장동력 분야의 역량 강화에 쓸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제품·기술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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