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라자일렌 순수출국 전환 눈앞…한국, 수익만 급급 골든타임 놓칠 판
"2019년쯤 자급률 100% 달성…중국 의존도 90% 한국 직격탄"
SK이노·S-Oil·한화토탈 타격 우려…수출다변화·체질개선 과제
2018-03-27 18:34:27 2018-03-27 18:34:27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합성섬유의 기초원료인 파라자일렌이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에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 중국이 신·증설에 따라 오는 2020년 순수출국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국은 수출량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생산능력 확대가 가시화되면 수출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파라자일렌은 다른 석유화학제품과 달리 대체 시장도 마땅치 않아 관련 기업들이 사업 체질개선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중국 국영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중국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은 1370만톤으로, 오는 2019년까지 1770만톤 규모 신·증설을 완료하면 자급률이 100%에 도달한다.
 
파라자일렌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 석유화학제품으로 합성섬유나 페트병, 필름 등을 만들 때 쓰인다. 중국은 세계 파라자일렌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큰손'이다. 세계 합성섬유의 70%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하지만 원료인 파라자일렌은 한국, 일본, 대만 등 주변국에서 수입한 비중이 60%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내 소비량 2411만톤 중 수입량은 1444만톤, 수출금액으로 따지면 약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6년 중국이 수입한 물량 가운데 한국산은 47%를 차지했고, 지난해 수입 비중도 전년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오는 2019년부터 중국 신·증설의 폭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중국 내 신·증설 규모는 올해 640만톤, 2019년 1770만톤, 2020년 590만톤이다. 2020년 전체 생산능력이 300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같은 시기 한국산 수입량은 올해 514만톤에서 내년에는 7만톤으로 급감할 것으로 산업은행은 내다봤다.
 
장링 산업은행 중국리서치팀 연구원은 "중국은 2020년 이후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이 4400만톤으로 내수 소비량(2850만톤)을 크게 웃돌 것"이라며 "과잉설비로 인해 순수출국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90%에 달한다는 점이다. 국내외 수요처도 마땅치 않다. 국내에서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합성섬유와 페트병, 필름 등 원료) 제조사들이 값싼 중국산에 밀려 내수시장 공급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해외는 중국을 대체할 시장이 사실상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나마 '포스트 차이나'인 인도가 주목받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PTA 설비에 대규모 투자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 이외 지역에 팔 곳도 없지만, 무작정 설비 감축에 나설 상황도 아니다. 국내 공장의 절반정도가 지난 2013년 가동한 최신식 설비다. 실제로 국내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은 지난해 6월 기준 1050만톤으로, 지난 2012년보다 476만톤 늘었다. 중국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정유사를 중심으로 무분별한 신·증설을 추진한 결과다.
 
기업별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SK인천석유화학·SK종합화학·울산아로마틱스 등 계열사가 있는 SK이노베이션과 S-Oil, 한화토탈, 현대코스모(현대오일뱅크와 일본코스모오일 합작사)는 내부 수요가 없어 수출량 감소에 따른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케미칼과 GS칼텍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롯데케미칼은 고순도 테레프탈산·고순도 이소프탈산 등 내부 수요 비중이 67%에 달한다. GS칼텍스는 삼양홀딩스·일본 미쓰비시화학과 함께 PTA 제조사인 삼남석유화학 지분을 보유해 고정적인 수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2년 정도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는 등 당장 돈이 벌리는 사업이다보니 관련 기업들의 고민이 클 것"이라며 "각 기업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체질 개선할 부분은 없는 지 면밀히 살피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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