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지주, 작년 호실적에도 분배는 부진
낙수효과 감소, 지표로 나타나…SK·LG는 양호하지만 수익구조 이슈에
입력 : 2018-03-18 15:04:53 수정 : 2018-03-18 15:04:53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4대 그룹 지배기업들은 지난해 호실적에도 사회 분배 실적은 다소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자동화 추세로 대기업의 몸집이 커져도 낙수효과는 줄어드는 현상이 각종 지표에서 확인된다. 상대적으로 지주회사인 SK, LG가 양호한 편이나 이들은 계열사에 대한 수수료 책정의 불투명성 등으로 이슈가 존재한다.
 
18일 4대그룹 지주사(SK, LG) 및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해 지주사격인 지배기업(삼성물산,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0% 안팎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법인세 납부액은 오히려 2% 가량 줄었다. 종업원 급여도 1% 미만 성장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오르며 실적이 회복됐다. 그런데 법인세 납부액(실제 지출액)은 지난해 1871억원으로 전년 2543억원보다 감소했다. 또 종업원 급여는 2조3504억원으로 역시 전년 2조7783억원에서 줄었다. 같은 기간 외주용역비도 5257억원에서 4328억원으로 축소됐다. 반면 이익잉여금은 5조2299억원에서 5조7554억원으로 늘어나, 부가가치를 상당 부분 내부에 축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적이 좋아졌음에도 사회적 분배 실적은 뒷걸음질 친 셈이다. 다만, 급여는 2016년 퇴직급여 지출이 많아, 구조조정으로 늘었던 급여가 지난해 정상화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배당금 수익은 4630억원으로 전년(6332억원) 대비 줄었는데 자회사 중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적자 손실을 본 곳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배당을 키우고 분기배당도 실시하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SDS로부터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대활약 중이지만 연결 실적의 공헌도는 미미하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4.06%에 불과해 종속기업이나 관계기업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연결 매출에 삼성전자 실적이 포함되지 않고 기타포괄손익의 금융자산으로만 반영된다. 지배기업을 거쳐 지배주주 일가에 귀속되는 연결이 약한 만큼 삼성전자 인적분할 등 지주전환 시나리오가 한때 제기됐던 이유 중 하나다.
 
대신 삼성물산의 내부일감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상당하다. 지난해 삼성물산 내부거래는 6조712억원으로, 그 중 삼성전자향 거래가 3조3158억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삼성전자와 거래내역을 보면, 지명경쟁입찰을 실시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수의계약이었다. 삼성물산의 총수일가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 17.08%를 포함해 31.17%이며, 내부거래 비율은 29.6%라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000억원 정도 줄었지만 이익잉여금은 3조원 정도 늘었다. 중국과 미국에서 점유율이 축소되는 등 영업부진으로 유동성 확충에 신경쓰는 듯 보인다. 법인세 납부액도 4000억원 넘게 줄었다. 종업원 급여는 434억원 늘어, 매년 임단협 진통 등 실적 부진에도 인건비를 줄이기 어려운 업종 특성이 나타난다. 연결 회사들의 연쇄 부진으로 배당금도 5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지주회사인 SK는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며 법인세 납부액도 24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익잉여금과 종업원 급여도 각각 1조4695억원, 5188억원씩 증가해 실적 및 분배 지표가 골고루 개선된 모습이다. 배당금도 5966억원에서 691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브랜드 수수료는 2036억원에서 1853억원으로 조금 줄었다. 임대수익은 462억원으로 크게 변동이 없다.
 
LG 역시 실적이 개선되며 법인세 납부액과 이익잉여금 모두 크게 늘었다. 법인세 납부액은 1611억원을 전년보다 더 냈고, 이익잉여금은 2조2184억원을 추가로 쌓았다. 종업원 급여도 259억원 늘렸다. 배당금(3196억원)과 브랜드 수수료(2784억원), 임대 수익(1166억원)은 각각 584억원, 306억원, 118억원씩 증가했다.
 
SK와 LG는 국내 지주회사들 중 브랜드 수수료나 임대수익이 많은 편에 속한다. 계열사들에 대해 다소 과도한 수수료를 적용하면서도 책정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지주회사가 총수일가 사익편취나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지주회사의 수익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62개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매출현황 자료를 조사 중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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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뉴스토마토 산업1부 재계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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