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추진되는 기금형 퇴직연금…운용업계 ‘시큰둥’
"연내 도입 어려울 것"…가이드라인도 아직 없어
2018-03-11 12:00:00 2018-03-11 12: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고용노동부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철회 2개월만에 재추진 방침을 밝혔지만 자산운용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오는 9월 정기국회 심의·의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6·13 지방선거 등 정치적인 변수가 많아 예정대로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11일 자산운용업계는 고용노동부의 기금형 퇴직연금제 연내 도입이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란 퇴직연금의 적립금 운용을 회사에만 맡기지 않고 노사가 함께 기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해 운용방향과 자산 배분 비율 등을 결정하는 제도이다.
 
당초 정부가 기금형 퇴직연금제 도입 계획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14년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제가 도입될 경우, 기금운영위원회를 통해 운용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높고, 퇴직금의 주인인 근로자가 적극적으로 운용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기존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호주는 지난 2016년 현재 6.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당시 자산운용업계는 정부 발표에 환호했다. 퇴직연금 기금이 자산운용사를 통해 직접 자금 위탁을 할 가능성이 높아 새로운 시장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준비 미흡과 의견 충돌로 개정안이 제출되지 못하면서 계속 미뤄졌고, 결국 지난 1월11일 고용노동부는 자진 철회 방침을 밝혔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준비 미흡을 이유로 들었고, 운용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는 2개월만에 다시 기금형 연금퇴직제를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일 고용노동부는 금융회사, 노동단체, 각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도입 재추진의 의사를 밝혔다. 이르면 이달 국회에 법안 제출을 마치고 오는 9월 정기국회서 심의·의결을 거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하지만 자산운용업계는 미온적인 반응이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노동부는 9월 정기국회서 의결을 거친다고 했지만 정치 일정상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르면 내년에 도입될 가능성이 있지만, 아무래도 2020년쯤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행 시기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선제적 대응이 어렵다. 중소 자산운용사인 B사 대표는 “언제 도입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금 여력이 없는 중소형사들이 선제적으로 인력을 구성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큰 그림만 그려놓은 상태일 것”이라고 전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없다는 점도 불만이다. C 자산운용사 대표는 “정부가 재추진한다고 밝혔지만 가이드라인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진행될지 의문”이라며 “호주는 5가지의 기금형 연금퇴직이 운용되고 있는데, 국내는 어떤 방식이 운용될지 몰라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업계는 정부의 기금형 퇴직연금제 재추진에 대해 연내 도입이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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