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1년 만에 급격한 하락세…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난항
디스플레이 실적 악화 당분간 이어질 전망
2018-03-04 15:39:28 2018-03-04 15:39:28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급하락세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급락세로 2개월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가동률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2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실적을 낸 것과 급반전 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던 대형 LCD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LCD 매출 비중이 90% 이상으로 관련 시황에 민감하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2월 대형 LCD 패널 평균가격은 1월 160달러보다 3.4% 감소한 154달러를 기록했다. LCD 패널 평균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월 약 3~4%의 하락세를 이어왔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상황이 좋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애플에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면서 4분기 실적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X의 판매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올 들어 생산라인 가동률이 함께 떨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폰X 생산라인이 있는 충남 탕정 공장의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증권가에서 8조원까지 내다봤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4조원대까지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사진/뉴시스
 
문제는 이 같은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데 있다.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형 LCD 공급을 빠르게 늘리면서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BOE는 10.5세대 LCD 공장 가동을 시작해 공식 양산을 앞두고 있고 대만 이노룩스도 올해부터 8.6세대 LCD 라인의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업황이 계속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 “포트폴리오를 OLED 위주로 전환하고 있지만 OLED 투자도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악영향”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OLED 독점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게는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악재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6% 하락했다. 가트너가 스마트폰 시장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전년 대비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보상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오는 6월까지 구형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원래의 잔존가보다 최대 10만원을 더 돌려주는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