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6년만에 노사 조정 돌입…허인 행장 행보 주목
31일 노동쟁의 조정 1차 회의…'노조위원장 출신' 허 행장 불참키로
2018-01-30 15:04:08 2018-01-30 17:02:04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민은행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상황에 처했다. 그동안 진행해왔던 임금단체협상이 파행된 가운데 양측의 의견 차이가 커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말 취임한 허인 국민은행장이 노동조합과의 관계에 대해 "겸허하게 내려놓고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말뿐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총파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국민은행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 1차 회의가 오는 31일 열린다.
 
이번 조정은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으로 국민은행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에까지 다다른 것은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시절인 지난 2012년 이후 6년만이다.
 
국민은행 노사의 임단협 관련 최대 쟁점은 올해 임금인상률을 비롯한 임금피크제 개선,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L0직급(계장)의 처우개선 등이다. 그동안 양측은 합의점을 찾기 위해 총 7번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노사가 오는 31일 조정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조정기간 내에서도 합의하지 못할 경우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노동쟁의 신청에 따른 노사 간 조정기간은 쟁의 신청일로부터 15일인 다음달 6일까지다.
 
국민은행 노사가 6년 만에 노동쟁의 조정에까지 이를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지만 허인 국민은행장은 31일 조정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조정 회의와 관련한 허 행장의 일정이 별도로 잡힌 게 없다"고 말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정 회의 시 노사 양측 대표가 참석할 것을 통보하지만 대리인이 위임장을 지참해 대신 참석할 수 있다. 대신 허 행장은 이날 예정된 상반기 본부부서장 워크숍에 참석해 경영특강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노조 측에서는 박홍배 위원장이 참석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노조 측은 "아예 협상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며 반발했다.
 
은행권에서는 국민은행 노사가 이같은 상황에 처하면서 허 행장이 취임 후 지속해왔던 노조와의 소통행보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 행장은 과거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노사 관계를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실제 허 행장은 취임식 직후 박 위원장과 만나는 한편 노조 창립 1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허 행장은 작년 11월 취임식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조와의 관계에 대해 "이견이 있는 부분들을 진정성 있는 대화로 풀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노조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은행 노조 측은 31일 조정 회의를 비롯해 조정기간 내에도 합의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파업을 준비 중이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을 위해서는 노조원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한다"며 "우선 31일 조정 회의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국민은행 노조원들이 서울 여의도 본점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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