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 인텔까지…집단소송 바람
인텔 CPU 해킹에 취약, 6개월 전 알고도 숨겨…애플도 전전긍긍
2018-01-09 17:51:22 2018-01-09 17:51:22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글로벌 IT 공룡들이 잇달아 제품 성능 논란에 휘말렸다. 애플의 배터리 고의 성능 저하 논란에 이어, 인텔의 CPU(중앙처리장치) 보안 취약점까지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미국 곳곳에서 인텔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시작됐고, 국내에서도 집단소송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9일 가디언, 인가젯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일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에 인텔을 상대로 한 소비자 집단소송이 제기된 데 이어 오리건주, 인디애나주 남부지방법원에도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소비자들은 인텔 칩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과 인텔이 6개월 전에 이를 파악하고도 숨긴 점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데이트를 진행할 경우 CPU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배상의 근거가 됐다. 빌 도일 변호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문제는 미국 대중이 직면했던 보안 결함으로는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라며 “인텔은 자신들의 행동 때문에 고통을 겪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텔 CPU에서 해킹에 취약한 설계상 결함이 발견됐다. 사진/뉴시스
 
이번 논란은 영국 기술 전문 사이트인 레지스터가 인텔이 최근 10년간 판매해온 CPU 칩에서 해킹에 취약한 멜트다운과 스펙터가 발견됐다는 점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멜트다운과 스펙터는 해커들이 하드웨어 장벽을 뚫고 컴퓨터 메모리에 침투해 비밀번호, 사진,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훔쳐갈 수 있도록 한다. 설계상 결함이기 때문에 인텔이 점유하고 있는 전 세계 70% CPU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외신들은 인텔이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외에도 치르게 될 비용이 많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텔 칩은 개인용 데스크톱, 노트북, 스마트폰은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하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도 쓰인다. 기업들은 향후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보완 등의 피해 보상과 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단체소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법무법인 담우는 이날 인텔을 상대로 한 소송 사이트를 열고 참여자 모집에 들어갔다. 담우 측은 “인텔은 멜트다운 결함을 숨겨 인텔 CPU 사용자로 하여금 심각한 컴퓨터 성능 저하, 상시적인 해킹 위험 노출, 지속적인 패치의 필요성 등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가져왔다”며 “해외 로펌과 연계해 단체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담우는 집단소송 참여 희망자의 규모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집단소송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공지할 예정이다.
 
한편, 인텔보다 앞서 집단소송에 직면한 애플은 소송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애플이 지난해 12월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일부러 제한했다고 시인한 이후 이날까지 제기됐거나 추진 중인 소송은 미국, 이스라엘, 호주 등 6개국에서 총 26건에 이른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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