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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체포특권' 방패 불구 구속 못 피한 금배지는?
19대 국회 박기춘·김재윤·박상은 의원 등 현역 신분 구속
2018-01-04 16:15:19 2018-01-04 16:15:19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국가정보원 특활비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친박계 인사인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과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이 4일 나란히 구속됐다. '방탄국회'를 등에 업고 법의 칼날을 피해왔던 두 의원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사라진 뒤 곧바로 무너졌다.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최 의원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이 의원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자유한국당 배덕광 의원 이후 20대 국회 현역 의원으로 2호·3호 구속 사례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첫 사례로 기록됐다. 앞서 배 의원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에 연루돼 지난해 1월 구속됐다. 구속기소 된 배 의원은 1심에서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받았고 이달 25일 항소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외에 현재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현역 의원이 상당수다.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에 연루돼 지난해 11월과 12월 피의자 신분으로 잇따라 검찰 조사를 받았고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수억원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검찰에 불려나왔다. 이외에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과 권성동 의원이 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연루된 상태다. 검찰은 염 의원에게 5일 출석을 통보했다.
 
19대 국회로 범위를 넓히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던 당시 무소속 박기춘 의원을 비롯해 학교명 변경 관련 법 개정을 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김재윤 의원, 사료제조업체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박상은 의원과 철도 비리에 연루된 조현룡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박 의원은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영장심사를 거쳐 구속됐고 회기 중이 아니던 당시 불체포특권 범위에서 벗어나 있던 나머지 세 의원은 검찰의 강제구인 끝에 영장심사를 거쳐 구속됐다. 이들 4명은 모두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입법 로비 의혹에 연루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과 신학용 의원, 공천 청탁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현영희 의원은 수사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구속을 피했으나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이 확정됐다. 특히 현 의원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반면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고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던 19대 국회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과 송광호 의원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나란히 법정구속 됐다. 다만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았던 정 의원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뒤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확정받고 기사회생했지만, 고속철도 궤도공사 납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던 송 의원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며 의원직을 상실했다.
 
자유선진당 시절 당 관계자에게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50억원을 빌려줄 것을 약속한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김영주 의원은 1,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도 불체포특권 등을 이유로 법정구속을 피했지만, 대법원에서 징역 10월형이 확정되면서 결국 법정구속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은 동장 모임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법정구속 됐지만,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 의원은 1999년부터 '4번 구속·4번 무죄'라는 진기록을 쌓았다.
 
현행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닐 때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다는 헌법에서 정한 면책특권(불체포특권)을 가진다. 불체포특권은 회기 중에만 적용돼 영장심사를 위해서는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이 필요하다. 애초 최 의원은 지난해 12월11일,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26일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검찰은 국회에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23일 종료 예정이던 임시국회가 연장되면서 두 의원 신병 확보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후 지난해 12월29일 임시국회 회기가 조기에 끝나면서 두 의원의 신병 처리가 가능해졌고 결국 20대 국회의원 첫 번째 구속 사례가 나왔다. 
 
자유한국당 최경환(왼쪽)·이우현 의원이 3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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